3월24일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탈의 사회로 열릴 제6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독립영화사들의 잔치가 될 것 같다.5개의 최우수작품상 후보중 4편이 독립영화이기 때문이다.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잉글리시 페이션트(영국인 환자)」는 미라맥스, 유혈이 낭자한 블랙코미디 「파고」는 그래머시의 작품이다. 또 「샤인」은 화인라인 작품이며 친어머니를 찾는 처녀의 이야기로 5개부문 후보에 오른 영국영화 「비밀과 거짓말」은 옥토버가 만들었다.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톰 크루즈 주연의 코미디 「제리 맥과이어」가 유일한 메이저인 콜롬비아 작품이다.
독립영화사들은 작품 감독 각본 등 주요 5개 부문에서 모두 19개의 후보를 낸 반면, 메이저들은 고작 6개에 그쳤다. 이는 5,000여명의 아카데미회원들이 빅스타와 대규모 제작비 및 특수효과에 의존하는 오락영화보다 예술성과 깊이가 있는 질 좋은 영화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또 작품상 후보에 오른 4개의 독립영화의 경우 비평가들의 적극적인 후원이 없었더라면 일부는 후보지명이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비평가들의 덕을 본 것은 일부 남녀주연상 후보들.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주연여배우 에밀리 왓슨과 「비밀과 거짓말」에서 어머니 역을 맡은 블렌다 블레신은 너무나 생소한 인물. 「샤인」의 제프리 러시와 「슬링 블레이드」의 빌리 봅 손턴도 마찬가지. 둘다 영국배우인 에밀리 왓슨과 블렌다 블레신은 각각 뉴욕과 LA비평가협회에 의해 지난해 최우수 여우로, 제프리 러시는 지난해 양쪽 비평가협회에 의해 모두 최우수 남우로 선정됐다.
이번 후보발표에서 최대 화제는 「에비타」의 마돈나의 탈락. 마돈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클럽이 주는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월트 디즈니사의 절대적인 후원을 받았으나 고배를 마셨다. 「국민 대 래리 플린트」에서 아내 역을 맡은 가수 코트니 러브의 탈락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약물과다복용으로 온갖 잡음을 일으켰던 그가 영화에서 펼친 마약중독자의 생생한 연기는 연기라기 보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에 불과해 탈락했다는 분석이 있다.
최종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만 할리우드 관측통들은 작품과 감독상은 「잉글리시 페이션트」와 이 영화를 연출한 앤소니 밍겔라, 남우주연상은 제프리 러시가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우주연상을 놓고는 「파고」의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블렌다 브레신의 각축이 예상된다.<박흥진>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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