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경제능력 상대적 부각 노력/여 “무책임·저질스런 내용” 혹평국민회의 신낙균 부총재의 20일 국회 대표연설의 핵심은 한보사건이었다. 신부총재는 『검찰의 한보수사는 깃털수사에 그쳤다』는 국민회의 기존입장을 대변했다.
신부총재는 한보금융특혜비리의 「몸체」와 관련, 항간의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신부총재는 김영삼 대통령과 차남 현철씨를 그 대상으로 지목하고 『김영삼정권과 한보의 관계는 오래전에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의혹제기 수준이었고 「설」의 수준을 넘지 못했다. 신부총재는 의혹의 증거로 △91년 수서택지분양사건과 92년 대선 한보자금수수설 △김대통령 집권후 은행의 거액대출 △3,000억원의 비자금의 용처 △여당 특정계파의 한보자금수수설 등을 내세웠다.
신부총재의 현철씨에 대한 공격은 「성역」 「의혹과 불신의 대상」 「읍참마속」의 용어를 사용하는 등 보다 직접적이었다. 그는 현철씨의 △정치사정 간섭 △정부 주요부처 등 인사 개입 △은행과 기업체 이권 관여설 등을 주장했다. 신부총재는 한보사건의 진상규명과 의혹해소를 위해 △TV청문회와 특별검사제 도입 △현철씨의 철저한 수사와 청문회출두 △청와대 측근과 여당의 지도자 관련여부 규명 등을 요구했다.
이같은 대표연설은 한보사건을 통해 현철씨를 비롯한 김대통령의 핵심측근을 직접 공격, 김대통령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문민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시켜 상대적으로 김대중 총재의 경제관리능력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부총재가 특히 대표연설중 맥락상 맞지않는 김총재의 「대중참여경제론」 「해운업과 조선업 경영 경험」 등을 소개하며 그를 추켜올린 부분도 그런 의도로 비쳐진다. 이 부분은 신부총재의 당초 원고에 빠져 있었다는 후문이며, 여당의원들로부터 폭소와 야유가 터져나왔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회의의 대표연설에는 한보사건과 관련, 「공격수위」에 대한 김총재의 고민을 담고있는 흔적이 엿보였다. 신부총재가 김대통령의 「정치적·행정적·도의적」책임을 강조하고 『한보사태 진상규명을 전제로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여권은 신부총재의 대표연설에 대해 『무책임하고 품위없고, 저질스런 내용』이라고 혹평했다.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유언비어와 설을 검증없이 자의적으로 사실화하는 등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대선 편집증을 보여준 연설』이라고 폄하했다. 신한국당 고위당직자회의는 『신부총재의 발언은 야당의원들이 면책특권을 활용, 국회의사당을 유언비어와 설을 최대한 확대재생산하는 「장」으로 삼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특별한 논평을 내지 않았으나 『한보사태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며 『대체적으로 잘된 연설』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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