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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가 아동 성추행범으로

입력
1997.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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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가이다셰크 박사 혐의 인정 9개월 실형「존경받는 인도주의자에서 아동 성추행범으로」

76년 노벨 의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가이다셰크(73) 박사만큼 만년에 명예를 더립힌 사람도 드물 것이다. 미 국립보건원 중앙신경계통연구소장이자 에이즈와 광우병 연구의 대가로 명성을 날리던 그가 18일 2건의 아동 성학대 혐의에 대해 스스로 유죄를 인정, 9개월간의 실형을 살게 된 것이다.

지난해 4월 한 청년의 폭로로 드러난 가이다셰크의 성 추문사건은 미 전체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 청년은 자신이 15세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고백중에는 오럴섹스를 의미하는 변태 행위도 포함돼 있었다.

학자로서뿐 아니라 인도주의자로서도 명망 높던 가이다셰크 박사는 모두 56명의 어린이를 돌봐 왔다. 학술여행지였던 마이크로네시아 뉴기니 등지에서 어린이들을 미국으로 데려와 학교에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노벨상 부상인 8만달러로 8명을 대학에 보내기도 했다. 그를 고발한 청년도 이중 한 명이었다.

주위의 놀라움은 컸다. 특히 그의 동료들은 가이다셰크 박사의 결백을 주장하며 35만달러의 보석금을 모아 내놓았다. 이들은 오해가 가이다셰크 박사의 연구와 마이크로네시아지방의 관습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가이다셰크는 「슬로(slow)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추적, 태평양 섬들을 자주 찾았는데 이 지역에는 성인과 동성 미성년자간의 성교 풍습이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비난당한다는 것이다.

만약 가이다셰크가 죄를 부인, 재판을 통해 유죄 선고를 받았을 경우 예상되는 형량은 30년에 달한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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