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판사 북부지원장에 ‘영전’

◎12·12재판 등 중책따라 뒤늦게 발령12·12 및 5·18사건 1심 재판장을 맡았던 서울지법 김영일(57) 형사수석부장판사가 18일 법관 정기인사로 서울지법 북부지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부장판사는 이미 지난해 3월과 8월 등 두차례 법관 인사에서 서열상 지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차례였으나 역사적인 재판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번번이 동기생(사시 5회)들에게 양보한 끝에 이번에야 영전했다.

김부장판사는 12·12 및 5·18사건 재판에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게 각각 사형과 징역 22년 6월의 중형을 선고, 우리나라 현대사가 짊어지고 왔던 숙제를 과감히 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심 재판과정에서 변호인들의 집단 사퇴로 인한 파행적 재판진행과 증인으로 신청된 91명중 50명을 1심 구속만기일에 쫓긴다는 이유로 취소, 실체적 진실규명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김부장 판사는 『판사라는 직업은 법정에 들어가고 기록을 검토하면서 판결을 내리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데 이제 28년간의 판사생활을 마감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하다』며 『앞으로는 법원의 분위기를 명랑하고 재미있게 이끌어가며 후배들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출신이며 경기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부장판사는 사시 5회로 70년 대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지법 수석부인 형사합의30부 부장직을 맡아왔다.<이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