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The Australian Financial Review 2월17일자지상에 남은 마지막 스탈린주의 국가 북한이 48년 건국한 후 가장 지위가 높은 공직자가 망명한 사건은 측근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에게는 신이 보낸 선물과 같다.
평양 주체사상의 창시자이자 북한지도자 김정일의 최측근 중 한사람이었던 황장엽은 12일 망명이후 베이징(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 머물고 있는데 김대통령은 아닌게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운좋은 정치인인 것 같다.
95년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거액비자금 스캔들이 폭로된 이래 최악의 정치위기를 맞고 있는 김대통령은 한보철강의 매머드 붕괴를 초래한 스캔들과 관련, 아들 현철씨와 측근 2명에 쏟아지고 있는 야권의 공세를 효율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됐다. 북한 권력서열 21위, 북한 노동당 중앙위 위원 11명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황비서의 망명은 한보철강 스캔들을 한국신문의 1면에서 몰아냈다.
황비서의 망명은 대북정보면에서도 일대 횡재를 한 셈이 됐다. 황비서는 비밀에 싸인 북한 노동당과 「여색에 빠진 정신이상자」로 묘사되고 있는 북한지도자 김정일에 관해 많은 귀중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비서가 안전하게 베이징을 떠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김정일의 동거녀 중 한명인 성혜림의 조카가 그의 아파트 문 앞에서 총격을 받은 사건은 북한 테러분자들의 소행이라고 서울에 의해 즉각 발표되었다. 이 사건으로 서울에는 『빨갱이들이 안방까지 넘보고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됐으며 65만 한국군에 경계강화령이 내려졌다. 뜻하지 않게 서울과 평양 사이에 낀 중국은 『황비서 문제는 남북한간의 일』이라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망명싸움에서는 서울이 이길 것으로 여겨진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