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겼다” 한·중·미 접촉 활발/북 감시원 철수에도 중 장갑차 추가배치/북 대사관 문 닫히고 왕래 끊겨 ‘을씨년’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을 허용할 것이라는 북한측의 시사가 잇달아 전해진 18일 베이징(북경)에서는 이번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설렘과 긴장감이 엇갈렸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날 상오 정종욱 대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전날 발표된 북한 외교부의 황의 망명허용 시사와 관련, 중국외교부 및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 등과 활발한 접촉을 통해 북한측의 진의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대사관측은 북한외교부의 입장표명 발표를 전후해 황을 보호중인 총영사관 주변에 있던 북한 요원들이 철수한 것 등에 비추어 이번 사태가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6, 17일 김정일의 55회 생일 축하기간에 북한 대사관은 직원 가족과 차량들의 출입이 활발했으나 18일부터는 대사관 문이 굳게 닫혀지고 왕래가 끊기는 등 다소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또한 대사관 동쪽의 상가주변에도 북한인들의 왕래가 평소와 달리 뜸해 한산한 분위기였다. 북한 대사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전화인터뷰를 통해 북한 외교부의 황 망명허용 시사 발표와 관련, 『황비서가 망명을 원했다면 그것은 변절이며 변절자가 원해 간다면 가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는 우리대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북한 외교부의 공식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북한측이 황의 망명요청 사실을 공식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뚜렷한 의사를 밝히기를 꺼려했다.
○…황비서를 보호중인 한국 총영사관 주변에 머물러 있던 북한 감시원들과 차량들이 철수한 직후인 17일 하오 10시30분께 중국공안당국은 중국제 APC장갑차 1대를 대사관 정문앞에 배치하는 한편 철모와 기관총을 든 무장경찰도 추가배치하는 등 경계태세를 오히려 강화했다.
총영사관 주변은 18일에도 이른 새벽부터 한국행 입국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몰려든 재중동포 100여명이 경찰 저지선 밖에서 총영사관의 업무재개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장학만 기자>베이징=송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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