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책 1만권 한보서 보관 이유/한보철강 전환사채 누구 소유인가/홍인길 배후리스트 왜 공개안하나/92년 YS 대선자금에도 개입 주장야권이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한보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15일 성명을 통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현철씨를 제1의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라며 『검찰수사를 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린 현철씨가 고소인자격으로 검찰조사를 받겠다는 것은 위기탈출카드』라고 주장했다. 고소인자격의 검찰조사는 국정조사의 증인채택을 사전에 차단하고 한보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추궁을 피하기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국민회의가 현철씨의 의혹을 집중제기하는 것은 『한보의혹 배후에 현철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형성된 점을 감안, 종국에 이른 한보사건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자체판단에 따른 듯하다. 특히 현철씨에 대한 한보관련 의혹과 제보가 많아, 하나라도 확인되면 한보사건의 배후실체가 쉽게 밝혀질 수 있어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제기하는 현철씨 관련 의혹은 한보 정보근 회장과의 접촉설, 한보철강이 발행한 전환사채, 검찰의 배후은닉 수사 및 92년 대선자금 관련여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철씨는 야권의 의혹제기에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법적대응으로 맞서고 있으나 야권은 지금까지 의혹을 뒷받침할 이렇다 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철씨와 정씨의 접촉설은 현철씨가 「정씨를 고대교우회에서 한차례 스쳐지났을뿐 얼굴도 잘 모른 사이」라고 공언한만큼 야권은 증거를 찾으면 한보커넥션을 쉽게 밝힐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집중추적을 하고있다. 국민회의에서 제시한 현철씨와 정씨의 접촉은 ▲지난해 7월 애틀랜타올림픽에서의 조우(현철씨측은 출입국자료를 제시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14일 밝힘) ▲일본 도쿄(동경) 아카사카 B술집 ▲서울의 술집과 볼링장 ▲당진제철소 현장방문여부 등이다.
정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보의 자재창고에서 현철씨의 에세이집 1만여권이 발견된 것은 한보와 현철씨의 관계를 상징하는 표본』이라며 현철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국민회의측은 한보창고에서 발견된 책이 판매부수의 6분의 1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의 한보진상조사단은 또 93년부터 6차례 권면가 2천4백70억원어치가 발행된 한보철강의 전환사채(CB)의 소유자에 의혹을 보내고 있다. 야권은 전환사채의 상당부분이 한보배후로 흘러들어갔다는 제보를 받고 추적중이다. 전환사채 발행규모는 한보철강이 정상화할 경우 경영권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현재 3백19억5천여만원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야권은 철저히 배후를 가린 검찰수사에도 의혹을 보내고 있다. 국민회의는 특히 민주계 실세인 김덕룡 의원의 「배후 음모설」을 중시하고, 현정권 출발초기부터 김의원과 현철씨가 갈등관계를 빚어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한보대출의 열쇠를 쥐고있는 이형구 전 산은총재, 박재윤 전 통상산업부장관 등을 무혐의로 풀어주고, 홍인길 의원이 검찰에서 밝혔다고 하는 이른바 「배후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는 것 등은 실체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은 이와함께 92년 대선자금에도 현철씨가 깊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현철씨의 민·형사상 고소에 대해 국민회의 한영애 의원은 『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소환장이 발부되도 응하지 않겠다』고 했고, 설훈 의원은 『부당한 권력이 어떠한 압박을 가해오더라도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혀 검찰수사 추이가 주목된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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