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의혹 관료 ‘첫 타깃’/실세개입·인허가 책임자 추궁/산은 행장 비리·비자금 행방은/부도∼수사 시나리오 쓴 ‘손’ 있나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17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와 국정조사특위 활동을 통해 검찰의 한보수사에 대한 의혹을 강력히 제기하고 국회차원에서 미진한 부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45일간 진행될 국정조사는 한보사태를 원점부터 수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조사초점을 인허가와 대출특혜 비리, 외압실체 규명등으로 대별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야권이 국정조사에서 제기할 한보사태의 주요 의혹부분이다.
▷경제관료 개입여부◁
야당측은 전·현직 청와대 경제수석을 비롯한 경제관료들의 관련여부를 캐는 것이 한보사태 진상규명의 첫단추를 푸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야권은 한보 사업의 인허가 과정과 특혜 대출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관련 책임자를 증인으로 소환하는 파상공세를 펼 예정이다.
야권은 문민정부 초대 경제수석인 박재윤 전 통산부장관을 비롯해 한이헌 의원, 이석채 경제수석 및 재정경제원·은행감독원 관계자들을 한보가 벌인 사업의 시기별로 소환할 계획이다. 특혜의혹의 「집행자」격인 이들이 검찰수사를 받지않고 넘어간 것을 축소수사의 단적인 사례로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야권은 특히 핵심인물로 지목된 박 전장관 등을 검찰이 비밀리에 변칙조사한 것을 「말맞추기」를 위한 사전 조율작업으로 보고 집중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실세 개입여부◁
야권은 여당 정치인의 개입여부보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개입이 한보사태 규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야권은 당초 정치공세 차원에서 제기했던 여권 대선주자들의 개입의혹을 국정조사 후반부에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야권은 일부 여권인사가 제기한 「내부 음모설」 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인허가 과정 의혹◁
89년 당진 제철소 부지 매립 허가과정을 비롯, 코렉스 공법도입, 외화대출추천,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 등 한보와 관련된 각종 사업의 인허가 과정이 모두 의혹투성이라는게 야당측 주장이다. 야권은 단계별 인허가의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하면서 관계된 부처의 책임자들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장 추가개입여부◁
검찰 수사결과 한보철강에 특혜대출을 해주고 뇌물을 받은 은행장은 신광식 전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전 조흥은행장 등 2명이다. 그러나 야권은 한보에 대한 천문학적 대출을 주도했던 것이 산업은행이었음을 들어 은폐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이형구 전 산업은행총재에 대해 의혹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그가 검찰에서 「외압실세」의 명단을 거론하자 파장을 줄이기 위해 풀어줬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한보비자금◁
야권은 당진제철소에 대한 투자중 수천억원에서 2조원에 이르는 액수가 한보의 비자금 돈주머니를 거쳐 로비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보 비자금은 비리규명을 위한 핵심이지만 검찰은 세금으로 쓰인 152억원과 로비자금 23억5,000만원을 밝혀냈을 뿐이다.
94년이후 4개 은행이 집중지원한 5,200억원도 모두가 공장으로 투자되지 않은 채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측은 92년 대선직후와 94년이후 한보에 대한 대출이 급증한 점을 들어 한보대출과 여당 선거자금의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한보 부도과정 및 시나리오설◁
야권은 한보부도에서 검찰수사에 이르기까지 미리 짜여진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국정조사 전반에서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당초 채권은행단이 한보에 대한 자금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가 청와대의 갑작스러운 부도처리 발표로 취소된 점과 검찰 수사과정이 일부언론의 보도를 뒤따르는 식으로 시종 진행된 점 등이 석연찮다는 것이다. 야권은 이에따라 정부내 부도처리 결정과정, 수사정보의 누출과정 등을 추궁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의 베일을 벗겨보겠다는 태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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