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게임기·시계·가방·액세서리…/15만원 청바지에 5만원 판촉물청소년 대상 브랜드들 간에 판촉물 경쟁이 치열하다. 청바지업계에 돌풍을 몰고 온 「닉스」가 95년 양철깡통과 콘돔으로 재미를 보면서 시작된 판촉물 경쟁이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로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전에는 사은품 정도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브랜드의 인기를 높여, 말 그대로 「판매를 촉진」하는 효자로 치부될 정도다.
각 브랜드들의 판촉물시장은 아이디어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기발하고 다양하다. 팬티세트(지이크), 젖병모양의 필통(펠레펠레), 게임기가 달린 열쇠고리(스톰), 고객이 산 옷과 같은 옷을 입은 인형(GV2), 여행지갑(INVU), 탄통모양의 포장박스나 액자모양의 배지(보이런던), 병뚜껑모양의 배지(제드), 고급 쇼핑백, 삐삐용 고리(겟유스트), 향수병 달린 목걸이(야), 구두 신은 사람 발모양을 형상화한 구두주걱(개그) 등 다양하다.
대개는 1,000∼5,000원선의 물건들이지만 수만원 상당의 물건들도 있다. 제품을 사도록 만드는 「미끼」인 비싼 판촉물로는 시계나 가방류가 있다. 지난해 GV2가 5,000개를 제작해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야광시계와 미치코 런던, 제드 등이 주고 있는 나일론가방은 개당 3∼4만원짜리다. 보이 런던의 신제품인 15만원대 고급 진의 판촉물은 진을 담는 알루미늄 포장박스로 개당 5만원짜리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3개월마다 물건을 바꿈으로써 차별화를 꾀하는 브랜드도 생겨났다. 보성어패럴 홍보팀의 박성은씨는 『과거의 사은품과 달리 판촉물은 광고의 역할까지 한다』며 『청소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세련된 이미지를 주면서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고 실용적이기도 한 물건을 찾아내는 아이디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적광고로 화제를 일으킨 「펠레펠레」의 마케팅 담당 양정화씨는 『쓰임새를 넘어서서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연장시킬 수 있는 판촉물을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판촉물 경쟁이 심해지면서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판촉물을 받으면 우선은 「덤」이나 「선물」같아 기분이 좋지만 결국 그 값을 치르는 것은 소비자이다. 절대 덤일 수 없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공짜를 좋아하는 심리를 부채질할 수도 있으며 재미를 추구한 자극적인 판촉물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요즘 청소년을 더욱 한 쪽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새로 나온 판촉물을 갖기 위해 물건을 사달라고 떼 쓰는 청소년도 없으란 법이 없다.<박희자 기자>박희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