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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비리­정치권 ‘수사 마무리’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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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비리­정치권 ‘수사 마무리’ 공방

입력
1997.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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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축소수사는 가족사랑”/대통령 탄핵 거론 특검제 촉구키로/여선 “허무맹랑” 반박속 여론 촉각한보사태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과 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14일 『해방이후 최대의 정치쇼』 『절대로 이대로 넘어갈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반면 신한국당은 야권의 축소의혹수사 주장은 허무맹랑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면서도 여론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야권은 『검찰이 정·관·금융계 등 3각 부패고리중 일부 정치인과 은행장들만 수사하고 가장 핵심인 전·현직 장관들을 건드리지도 않았다』며 『수사에 다시 착수하는 것이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조세형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긴급간부회의에서 검찰수사로는 한보의혹을 규명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특검제를 통한 전면 재수사를 촉구키로 했다. 이날 회의는 현정권의 조기퇴진과 대통령 탄핵마저 거론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한보수사를 여기서 중단시키는 것은 비리에 주도적 영향을 끼친 대통령 최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영삼 대통령은 「나라사랑」인지 「가족사랑」인지를 분명히 택일하라』고 말했다.

이종찬 부총재는 『5공시절 이철희·장영자사건 때도 여러명을 희생시켰지만 여론이 가라앉지 않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삼촌인 이규광씨를 구속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한보의 인허가 과정과 특혜대출을 주도한 배경을 밝혀내지 않으면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구속된 홍인길 의원이 대출외압을 주도했다는 검찰발표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정대변인은 『홍의원이 받은 액수는 대출액의 1만분의 1』이라며 『특혜비리와 관련된 일반 커미션이 3∼5%란 점을 감안한다면 1,500억원 이상의 리베이트가 예상되는데 홍의원이 받은 액수는 「깃털」도 아닌 「잔털」』이라고 비아냥댔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도 『용두사미로 수사가 종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공교롭게 적중했다』면서 『전현직 장관을 비롯한 관련 정부결정자들을 제외한 채 수사를 마무리한 것은 양심의 수준마저 의심케 하고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심양섭 부대변인은 『지금까지 구속된 인사들의 뇌물액수를 다 합쳐도 20억도 되지않는다』며 『이런 로비자금으로 5조원 대출이 가능했으리라고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신한국당은 한보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되자, 전열을 가다듬고 향후 전개될 야당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내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야당이 무차별 폭로전을 펼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야당이 한보수사를 「깃털만 건드린 쇼」 「축소 수사」라고 비난하며 김영삼 대통령과 가족을 배후로 지목하는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상오 열린 고위당직자회의는 『국민회의가 대통령과 가족을 음해하는 것은 중대한 사태』라고 규정짓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회의는 『우리가 야당에 의문이나 자료가 없어 가만히 있는게 아니다』며 『국가와 사회안정을 위해 자제하고 있으나 정도를 넘으면 참지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봉합수사라는 비판적 여론이 있음을 의식한듯, 당직자들은 『홍인길 황병태 의원 김우석 전 내무장관의 구속은 예상수위를 넘는 것』이라고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유승우·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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