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외치며 불바다 만들겠다니…”/“북 굶주리는데 남선 시위” 비판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는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우리민족을 불행에서 구원하기 위한 문제를 좀더 넓은 범위에서 협의하고 싶은 심정에서 북을 떠나 남의 인사들과 협의해 보기로 결심했다』며 망명동기를 밝혔다.
외무부가 13일 공개한 자필 진술서에서 황장엽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에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장엽은 지난 12일 베이징(북경)의 한국총영사관에서 망명의사를 밝힌 직후 이 자술서를 썼다.
황장엽은 『민족이 분열된지 반세기가 넘었는데 조국을 통일한다고 떠들면서도 서로 적으로 간주하고 있고 심지어 상대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떠들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면서 남북한 양쪽을 비판했다.
황장엽은 『노동자 농민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노동자 농민을 위한 이상사회를 건설했다고 떠드는 사람들을 어떻게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가』라며 북한체제를 비판하고, 또 『민족의 적지않은 부문이 굶주리고 있는데 이에 관심이 없이 시위만 벌이는 사람들의 생각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남한사회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황장엽은 그러나 『공화국이 경제적으로 좀 난관을 겪고 있다하지만 정치적으로 잘 단결되어 있기 때문에 공화국이 붕괴될 위험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장엽은 이어 『내 가족부터 시작하여 내가 미쳤다고 평가 할 것이며 나 자신 내가 미쳤다고도 생각 할 때가 적지 않다』면서 『나는 정치에서 실패한 사람이지만 어느 편에 서서 한 몫 하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으며 내 운명과 행동은 시대의 흐름과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고 비장한 심경을 밝혔다.<박진용 기자>박진용>
◎총영사관 경기 강화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북한 노동당 황장엽 비서가 머물고 있는 한국 총영사관과 대사관 주변에는 13일 상오부터 북한 대사관 차량과 요원들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중국 공안당국은 경비를 강화하고 한국교민의 신변안전보호에 나섰다.
12일 밤 10시께는 북한 대사관 차량 2대에 분승한 북한요인들이 황이 머물고 있는 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중국측 경비병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한국공관차량을 미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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