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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개 언론 쿠바지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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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0개 언론 쿠바지국’ 허용

입력
199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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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UPI=연합】 미국은 CNN 방송 등 자국의 10개 언론사에 대해 쿠바지국 설치를 허가할 것이라고 미 행정부 고위관리가 12일 밝혔다.쿠바지국 개설 허가를 받게 될 미국 언론사는 CNN, AP, CBS, ABC, 유니비전, 마이애미 헤럴드, 다우존스 뉴스 서비스, 쿠바 인포, 시카고 트리뷴, 선 센티넬 등이다.

쿠바혁명 이후 쿠바내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AP통신이 69년 피델 카스트로정권에 의해 추방당한 이후 쿠바에 미 언론사 지국이 설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해빙기류속 속셈 제각각

미국이 CNN방송 등 자국 10개 언론사의 쿠바지국 설치를 허용한 것은 그동안 냉각된 양국관계가 풀릴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헬름스-버튼스법에 따라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등 쿠바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이번에 헬름스-버튼스법의 제안자인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위원장의 동의를 얻는 등 의회와 협의를 거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미국이 이번 결정을 하게된 표면적 이유는 일단 미국과 쿠바간의 정보흐름을 개방시킴으로써 쿠바의 민주 개혁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은 59년부터 집권한 피델 카스트로가 8월 70세가 되는 만큼 앞으로 그의 사후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언론사들이 쿠바에 상주하면서 정국상황을 상세히 보도하고 각종 정보를 입수하게되면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미국은 그동안 쿠바에 경제제재를 함으로써 우방인 유럽 국가들 및 캐나다 등과 심각한 외교마찰을 빚어왔는데 이번에 대 쿠바 유화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이같은 갈등을 어느정도 무마할 수 있게됐다.

최근들어 경제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쿠바로서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에 미국의 의도를 잘알면서도 이같은 유화책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언론인들의 입국을 90%정도 허용해온 쿠바는 현재 CNN방송만 지국설치허가를 내주었으나 다른 언론사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지국설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는 오히려 이번 허가결정에 따른 미국의 추가적인 경제제재조치 완화를 유도해 자국의 체제안정에 이용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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