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0만달러(291억4,500만원)」 전처와 그의 애인 살해에 책임을 지게 된 OJ 심슨(50)이 치러야 할 「죄값」이다.미 캘리포니아주 대배심은 10일 10대 2로 심슨이 「처벌적 손해 배상금」 2,500만달러를 두 피해자 유족들에게 추가로 지불하도록 평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살인 책임에 따른 850만달러의 「보상적 손해 배상금」과 함께 심슨이 안게 된 배상금 총액은 3,350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평결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배상금의 합리성 여부를 판단할 재판부의 결정 과정을 남겨놓고 있지만 미식축구 스타로 화려한 조명을 받던 심슨은 이제 말그대로 빈 껍데기뿐인 존재로 전락케 됐다.
이날 평결에 앞서 심슨측이 제시한 심슨의 재산은 930만달러의 부채로 「마이너스」인데 반해 원고측은 그가 약 1,570만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대배심은 이보다 훨씬 많은 2,500만달러의 처벌적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불법 행위의 악질성을 처벌하기 위해 부과하는 이 제도의 특성에 비춰 배심원들이 심슨의 죄질이 아주 좋지않다는 사실을 재삼 인정한 대목이다. 형사재판에서 묻지 못했던 단죄를 돈으로 철저히 받아 내겠다는 강한 의사의 표시이다.
하지만 이번 평결은 미 사법제도에 대한 논란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다. 사실 심슨 재판은 「증거위주의 치열한 법정전」이 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를 저버리고 「돈의 공방전」이 됐다. 초일류 변호사로 짜여진 「드림 팀」을 구성,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따낸 대신 빈털터리가 된 심슨은 보통 변호사로 민사재판에 나서 참패했다. 돈으로 목숨을 구했던 그의 입에서 이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터져 나올 판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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