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 수조대출 역부족… ‘제3실세’ 유력청와대 총무수석을 지낸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과 은행장 출신인 정재철 의원이 한보 대출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외압의 실체가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정의원은 14대 국회 재무위출신이어서 국회 재경위소속 의원들이 다시 한번 따가운 의혹의 눈총을 받고 있다. 검찰주변에서는 정의원 외에도 전현직 재경위소속 의원들이 소환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재경위와 금융권의 관계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재경위원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권을 무기로 금융권에 대해 상당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국정감사철인 9, 10월이면 재경위원들로부터 대출과 인사청탁이 줄을 잇고 심지어 일부 야당의원은 국정감사를 전후해 자신의 저서를 대량 판매,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른 일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수감기관은 아니지만 국정감사때마다 은행장들이 은행감독원 감사장에 불려나가 곤욕을 치르기 십상이어서 은행장들은 재경위원들을 평소에 각별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재경위원들의 영향력이 선거철이나 국감시즌에 「떡값」을 챙기는 수준에 불과했으며 한보에 대해 수조원의 거액대출이 이뤄지도록 할 만큼 막강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정의원의 경우도 그의 뒤를 받치는 막강한 「제3의 실세」가 없이는 한보에 대한 대출외압이 불가능했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