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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세이비누’(CF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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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세이비누’(CF이야기)

입력
1997.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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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으로 남자몸 찢는 충격적 화면 시선끌어「충격적인 화면으로 눈길을 끌어라」

섬뜩한 장면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TV에 고정시키는 CF 한편이 등장했다. LG생활건강이 고가 비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세이비누의 TV광고 「탄생」편이 기괴한 장면, 은근히 여성을 비하하는 카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남자의 몸이 찢기는 장면은 「청소년 관람불가」등급의 공포영화에서나 느낄 스릴을 안겨 주어 광고에서 「뭔가 새로운 것」 「이색적인 장면」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에서 태어났다?」는 문장이 TV 화면에 떠 오른다. 그 다음 장면은 건장한 몸매의 남자 상반신. 남녀가 반쯤 벗은 몸으로 나오는 식의 광고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이 사람이 곧 무슨 춤을 추고, 결국에는 새 의류를 선전하는 정도의 화면이 전개되리라 짐작한다. 새로운 청바지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의류광고에서 대개 이런 모습이 등장했던 탓이다. 그러나 TV를 보던 사람은 다음 순간 속으로 『악』하는 비명을 지를 것이 틀림없다. 화면의 남자 상반신을 뚫고 예리한 손톱의 여자 손이 튀어나온다. 몸을 뚫을 뿐 아니라 가슴을 가로로 길게 찢어버린다. 그제서야 광고를 보던 사람들은 남자의 상반신이 실물이 아니라 사진이었음을 눈치채게 된다.

앞서 등장하는 충격적인 이미지를 씻기라도 하듯 화면은 밝은 색으로 반전되면서 「여자는 거품에서 태어난다」는 카피가 등장하고 이어 청순한 모델의 얼굴이 미세한 거품 위로 떠오른다. 모델 장진영씨를 등장시킨 이 장면은 실제는 얼굴이 거품 속으로 빠지는 장면을 촬영한 뒤 필름을 거꾸로 돌린 것이다. 욕조에 시소 형태의 받침대를 설치하고 모델이 그 위에 누워 거품 속으로 사라지기를 수십 번 반복한 뒤 나온 장면이다. LG애드 제작팀은 『일단 티저광고(제품에 대해 바로 설명하지 않고 주목을 끌 수 있는 다른 광고를 먼저 내보내는 광고)형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자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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