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Le Monde 2월11일자프랑스는 10여년전부터 통화문제 등에서 국제적인 신용을 얻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외무역과 외국인 투자문제 등에서 특히 그랬다. 그러나 프랑스는 「원하는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아직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정부는 두달전 톰슨 멀티미디어를 한국회사인 대우에 팔겠다는 약속을 번복했다. 프랑스의 외국인 투자 개방정책면에서 무척 유감스런 일이었다. 프랑스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외국인 투자가 세계 3위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비록 투자자본 규모에서는 10위지만).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련,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로부터 항의를 받게 됐다.
많은 프랑스인들은 대우가 톰슨 멀티미디어라는 거대회사를 흡수하고자 하는 「조그만 회사」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이다. 대우는 프랑스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국제적인 실적이 많은 「큰 회사」이며 이번 사건은 프랑스에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불안감은 프랑스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까다롭기로 유명했던만큼 더욱 빨리 전파되고 있다. 또한 프랑스인들은 외국인 투자를 자신들의 급여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의 96년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와 급여 사이에는 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년 사이 스웨덴은 프랑스보다 두배 이상의 외국투자를 받아들였고 독일의 경우는 프랑스의 8분의 1인데 이 두나라의 급여수준은 프랑스보다 높다.
다국적 기업이 프랑스에서 기대하는 것은 낮은 노임이 아니라 강한 생산성과 높은 수준의 기술능력이다. 이들은 가전분야처럼 경쟁력이 약하면서도 정부의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는 유럽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자 하는 것이다.
거대한 하나의 유럽시장이 설치된다면 이는 외국 기업들을 유혹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거대한 아시아 공동시장이 출현할 것이다. 무역과 외국투자 등에서 우리가 앞서 신용을 얻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프랑스 경제에 그늘을 드리울 수도 있다. 한 정부가 그렇게 쉽게 약속을 저버린다면 누가 그 정부를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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