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 지낸 두 박 의원 포함 주목/“정치적 음모” 주장에 미묘한 파장신한국당 김덕룡 의원은 10일 한보사태와 관련, 자신이 검찰주변과 정치권에서 연루자로 거명되고 있는데 대해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의 정치적 음모주장은 당안팎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있다.
김의원은 이날 상오 자신의 한보연루설을 해명하면서 『누군가에 의한 장난이거나 음모가 있는 것 같다. 뿌리를 캐가면 그 뒤에 무엇이 있을까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부족한 내가 정치적으로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자기관리를 못해 일이 이지경이 됐는지, 다른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인지 만상이 교차된다』고 덧붙였다.
김의원의 음모설제기는 최근 한보사태와 관련해 보이지 않는 정치적 암투나 파워게임적 요소가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무성했던 점에 비춰볼 때 흥미로운 시사임에 틀림없다.
물론 김의원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음모」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어떠한 구체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설이 설을 낳고, 그 설이 확대재생산돼온 「한보상황」에서 김의원의 의구심은 또다른 차원의 정치적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정가주변에서는 김의원과 함께 한보연루자로 거론된 박종웅 박성범 의원이 모두 김의원과 가까운 인물들이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음모설의 시작은 권력내부의 파워게임설이다. 즉 민주계 내부에서 김의원의 정치적 위상을 거북하게 여겨온 특정세력이 김의원의 「정치적 추락」을 유도하기 위해 상처내기를 시도한 결과라는 것이다.
김의원측은 그 대상으로 여권핵심부와 지근거리에 있는 「실세인물」주변을 내심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한보사태 수습을 위한 희생양설이다. 차기대선주자중 한명인 김의원이 한보수습카드의 일환으로 말려 들어가게 됐다는 주장이다.
한보사건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여권의 실세인사 몇몇이 「무조건」 포함돼야 하는 분위기속에서 김의원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여권 대선구도의 단순화도식이다. 당내기반이 있는 민주계인사에게 한보의 멍에를 씌워 자연스럽게 대선반열에서 제외시키자는 의도가 개입됐다는 주장이다. 넷째는 구기득권세력의 민주계 잠식설이다. 이른바 민정계를 비롯한 여권의 소외그룹들이 한보사태가 터지자 실세그룹의 물갈이를 시도, 차기 대선과정에서 새로운 입지를 확보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설왕설래에도 불구, 만일 검찰수사결과 김의원의 한보연루사실이 드러날 경우 정치적 음모설 등은 이내 설득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남은 관심은 김의원진영의 「정치적 음모설」에 대한 대응수위에 쏠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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