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소환·소속의원 거명에 ‘초상집’/야 당내로 수사파장 차단 ‘안간힘’검찰이 10일 신한국당 홍인길, 정재철 의원을 소환한데 이어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의 출두를 요구하는 등 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함에 따라 여야가 잔뜩 긴장하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야는 특히 그동안 각종 설수준에 머물렀던 신한국당 일부의원들과 자치단체장이 공개적으로 거명되기 시작하자 「정치권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여기며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날 검찰소환조사가 예상됐던 홍의원 외에 정의원이 추가로 소환되자 초상집같은 분위기다. 더욱이 당내 대선주자중 한사람인 김덕룡 의원을 비롯, 박종웅 박성범 의원과 당 소속 문정수 부산시장도 한보로부터 수천만원대의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당황하는 모습이다.
특히 고위당직자회의 멤버인 정의원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이례적으로 대표위원실에서 강삼재 사무총장과 단둘이 남아 밀담을 나누었고 확대당직자회의에 잠시 참석한 뒤 상기된 표정으로 급히 당사를 떠나 시선을 끌었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일단 검찰수사상황을 지켜본뒤 당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되 야권의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검찰수사가 어떻게 나오든지 한보사태로 당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상황에서 대국민신뢰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검찰수사를 지켜보면서 한보사태의 수습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회의는 이날 한보수사가 홍·정·권의원에 이어 김덕룡 의원 등 민주계 실세로 확대되자 예상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국민회의는 김대중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간부회의를 열고 『한보의 진실규명에 당운을 걸 각오』라고 결의하면서도 당내로 수사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키위해 안간힘을 쏟는 분위기였다. 권의원이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로 당과 국민에게 누를 끼친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한데 이어 정동영 대변인도 『부도덕한 기업인에게 정치자금을 받고 국민에게 누를 끼친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당의 공식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당내의 「정풍론」과 여론흐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부회의는 특히 민주계 실세 연루설에 대해 『검찰이 1억원 이하는 소환하지 않겠다면서 다음날 새벽 민주계 실세 등이 5,000만원을 받았다고 흘리는 것은 속이들여다 보이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자민련은 소속의원들이 한보사태에 연루되지 않은 탓인지 느긋한 표정이다. 하지만 자민련도 김종필 총재를 비롯해 김용환 총장 등 당 핵심인사들의 연루설이 끊이지않고 있는 점을 중시, 정치인들의 검찰소환이 시작된 이번주가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않고 있다. 이날 상오 김총재 주재로 열린 간부회의에서는 검찰의 「짜맞추기식」수사를 경계하면서 공조관계에 있는 국민회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안택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신한국당 김덕룡 의원 등 최근 거론되는 인사들만 단죄하고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성역없는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홍윤오·권혁범 기자>홍윤오·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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