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판끝 군 지지 끌어낸 ‘파워우먼’에콰도르의 로살리아 아르테아가(40) 부통령이 9일 새 임시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로써 반정부 시위와 총파업, 대통령탄핵에 이어 군부 쿠데타설로까지 치닫던 에콰도르의 정국 위기는 일단 해소됐다.
의회가 이날 임시대통령 지명자인 파비안 알라르콘 의장의 사임을 받아들이고 아르테아가를 임시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은 군부와 타협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써 아르테아가는 에콰도르 사상 첫 여성대통령이란 영예는 차지했지만 6일 탄핵돼 쫓겨난 압달라 부카람 전 대통령이 남긴 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그는 우선 피폐한 경제를 살려야 하며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군부의 정치개입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취임연설에서 『군은 신중하고 애국적으로 위기를 처리했으며 이는 라틴아메리카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모두가 개인적 이해관계를 접어두고 파업을 조직한 사람들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르테아가의 수명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의회가 일단 임시대통령의 임기를 『매우 제한된 기간』으로 정하고 차기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내년 8월 이전에 임시대통령을 새로 뽑을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아르테아가는 늘 웃음짓는 얼굴처럼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카람과 알라르콘이 서로 자기가 대통령이라고 싸우는 사이에 미국대사 및 군 지도부와 막후협상을 벌였을 만큼 머리와 야심을 가진 인물이다. 정·재계를 장악해온 백인 엘리트 집안 출신으로 변호사에 교육부장관을 지냈고 세 자녀를 두고 있다. 탁월한 패션감각만큼 정치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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