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기행 연속 몰락 자초온갖 기행으로 주목을 끌어온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45) 대통령이 취임 7개월만에 하야 위기에 몰렸다.
이번 위기는 5일부터 본격화한 반정부 시위에서 예고됐었다. 부카람식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실패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경제는 그러지 않아도 부채로 허약해져 있는데다 지난해 12월 공공서비스와 연료가격 인상의 파급효과로 물가가 엄청나게 치솟기 시작했다. 주요 지지층인 빈민층까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의회는 6일 『정신적·육체적으로 국가를 통치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부카람 대통령을 찬성 44, 반대 33표로 탄핵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파비안 알라르콘 의장을 임시 대통령에 임명했다.
부카람의 몰락은 특히 친인척의 정치개입 등 각종 부패와 기행이 원인이 됐다. 그는 자칭타칭 「엘 로코」(스페인어로 미치광이)였다. 남편의 성기를 절단한 사건으로 유명해진 에콰도르 출신 로레나 보비트를 대통령궁에 초대해 점심을 함께 하는가 하면 전라의 무희들과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정적들에 대해서는 「깡패」 「바보」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곤 했다. 미국쪽에서는 일찌감치 그를 「에콰도르 정치의 믹 재거(해괴망측한 무대매너로 악명높은 록그룹 롤링 스톤스의 리드 싱어)」라고 부를 정도였다.
부카람과 에콰도르의 운명은 이제 군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군은 당초 이번 사태에 중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에 이어 현직 부통령을 대통령에 임명하는 데 동의함으로써 부카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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