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미 제칠 것” 큰소리/중동시장 겨냥 첨단기종 속속 시판러시아가 세계무기시장에서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구소련의 붕괴후 세계무기시장 점유율에서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3위로 추락했던 러시아는 95년 한해 무기 수출액 3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러시아 무기의 대외판매를 총괄하는 국영 로스보아루제니예사의 미하일 팀킨 부회장은 최근 『올 무기판매가 예상대로 50억달러에 도달하면 98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큰 소리쳤다.
러시아의 96년 무기판매고는 34억달러 안팎. 이는 미국(75억달러)의 절반수준이며 200억달러를 넘어섰던 구소련시절에 비하면 17%에 불과하다.
러시아의 로스보아루제니예사가 겨냥하는 시장은 중동지역이다. 중동은 200억달러 무기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러시아는 2000년까지 180억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이란의 경우 이미 러시아제 잠수함 3대를 도입했으며 2000년까지 최신예 침투용 킬로급 잠수함을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킬로급은 현재 선보인 각종 잠수함가운데 가장 소리가 적어 확실한 침투용으로 꼽히고 있다.
이란과 시리아 이집트 등이 관심을 갖는 무기는 「검은상어」로 불리는 KA―50헬기와 개량형 KA―52헬기다. 이 헬기들은 미사일을 탑재, 지상의 탱크를 잡아내는 것은 물론 공중전에서도 상당한 전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국지전에 유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러시아도 올해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IDEX―97무기전시회에 이들 기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러시아 무기수출이 늘어나면서 서방과의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분쟁지역인 키프로스에 S―3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판매하려다 미국 등 주변국의 반대로 계획자체를 동결시켰다.
남미의 콜롬비아도 러시아제 병력수송용 헬기MI―17을 구입하려다 미국의 압력으로 주춤한 상태다. 러시아는 그러나 미국 일변도의 세계무기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얻은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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