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전문지식 필요없어 주부들이 도전해 볼만해요”/이불·베개·담요·홈패션 등이 취급품목/재고관리 철저… 매달 순익 500여만원주부들이 부업에 선뜻 뛰어들기는 그리 쉽지 않다. 전문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주먹구구식 계산으로 손해만 보지 않을까, 신경쓰이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40줄 후반에 침구류 전문점으로 창업에 성공한 변춘자(55)씨는 『주부라면 누구나 익숙한 품목이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한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업종은 집안일에 있어 「전문가」수준인 주부들이 오히려 유리한 경우가 많다.
변씨는 막내가 고교에 진학한 91년 부업에 눈을 돌렸다. 자녀들이 크면서 잔일이 줄었고, 그즈음 모시던 친정어머니가 병환으로 세상을 떠 심리적으로도 허전했다. 그동안 저축한 자금으로 서울 서대문구 연남동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대로변에 점포를 얻어 혼수·침구류 전문점 「한수방」을 시작했다.
대로변이라고는 해도 유동인구가 적은 곳이라 임대료 부담이 적었다. 10평짜리 1층 점포를 마련하는 데 전세 3,000만원이면 됐다. 인테리어비 1,000만원(평당 100만원×10) 초도상품비 800여만원, 시설비 약간 등이 창업 비용의 전부였다. 본사 보증금은 따로 없고, 변씨가 창업할 때보다 물가가 올라 지금은 초도상품비를 1,000만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
취급하는 품목은 한실·양실 등 이불, 쿠션 베개 담요 침대커버 등 침구류와 소품, 앞치마 커튼 테이블보 홈패션 등 주부들에게는 익숙한 물건들이다. 고객도 예비 부부나 주부들이 많아 변씨는 여러모로 편안한 직장이다. 물품은 필요할 때 수시로 주문하는데, 1주일에 2∼3회 정도 새물건이 들어온다.
개점 초기에는 같은 동네 주부들과 성당의 교우들을 통해 고객을 끌었다. 1년쯤 지나니까 단골이 생기고 매출도 본궤도에 올랐다. 변씨는 「고객들과의 신뢰」가 비결이라고 밝힌다. 가게에 들른 손님은 물건을 사지 않아도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하고, 쓸데없이 바가지를 씌우거나 불필요한 혼수품을 강매하는 일은 절대 없다. 다른 가게에서는 변씨 자신도 주부 고객인 처지에 약삭빠른 상술을 부릴 생각이 없다.
변씨의 또다른 영업전략은 주부로서 몸에 밴 절약을 실천하는 것. 종업원을 따로 두지 않고, 점심식사도 10여분을 걸어가서 집에서 해결한다. 고객과의 약속이 있을 때만 하오 6시 이후에 문을 연다.
재고 관리가 가장 까다롭다. 인기상품을 분류해내고 적당한 물량을 주문하는 것이 재고가 쌓이지 않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본사에서 7∼10일 내에는 반품을 받아준다. 변씨는 반품을 하느니 고객에게 싸게 파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잘 안 나가는 제품은 마진을 낮춰 싼값에 팔기도 한다.
매출은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 비수기에는 1,000만원 내외, 성수기에는 1,800만∼2,000만원까지 오른다. 마진율이 40∼45% 정도이고, 별도로 드는 비용이 거의 없어 순수익은 매달 500만원 이상이다.
침구전문점을 시작한 뒤 변씨는 『생활이 훨씬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쏠쏠히 수입이 들어오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재미있다. 변씨는 『침구전문점은 미싱 기술이 있거나 수예에 관심이 있는 주부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부업』이라고 조언했다. (한수방 체인본부:02―324―1253)<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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