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전달 모종역할 가능성/정씨 전격소환 다음날 잠적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 「로비 리스트」의 열쇠를 쥔 전용차 운전사 임모(46)씨를 찾아라. 정총회장이 사과상자에 2억원을 담아 은행장에게 건네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이 임씨 찾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씨는 8년동안 정총회장 전용차를 몰며 그림자처럼 그를 수행했다. 수억원을 담은 사과상자를 고령의 정총회장이 운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임씨는 정총회장 대신 「사과상자」를 들고 정·관·금융계 인사들에게 전달했을 개연성이 높다. 또 최소한 정총회장이 어디서 어떤 인사를 만났는지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임씨는 그러나 정총회장이 검찰에 전격 소환된 다음 날인 1월 31일부터 행방이 묘연한 상태. 부인 이모(39)씨는 6일 『남편은 출근한다며 집을 나선 뒤 지금까지 전화 한통 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임씨가 한보측 지시에 따라 잠적한 것으로 보고 소재 파악중이다.
정총회장의 벤츠 전용차를 운전하는 임씨의 공식 직책은 그룹 상무. 다른 대기업 총수 운전사들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그의 직책에서 임씨에 대한 정총회장의 신임과 직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임씨는 79년 한보에서 근무하던 사촌누이의 남편 소개로 한보에 입사, 일반직 사원으로 근무했다. 임씨는 이후 정총회장의 부인 이모씨 승용차를 몰다 89년께부터 정총회장의 전용차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의 부인 이씨는 『남편이 평소 회사일에 대해 전혀 말을 하지않아 정총회장과 관련된 일은 듣지도 못했고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정진황 기자>정진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