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 지급보증 거부·현지 대출기피로국내 은행들이 한보그룹계열 건설회사의 해외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거부하거나 대출을 기피하는 바람에 해외공사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따라 해외에서 국가신뢰도도 크게 실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한보와 한보건설 등 2개 계열사가 필리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요르단 등 4개국에서 총 6건 5억8,700만달러규모의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중 제일은행이 주거래은행인 한보건설의 경우 우리나라 은행의 해외지점에서 제일은행의 지급보증서를 제시하고 공사대금을 대출받으려 해도 해당 지점들이 제일은행보증서는 인정할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보건설의 자금담당 임원은 『최근 필리핀 판타방안 다목적댐 건설공사의 자재구입 등을 위해 600만달러의 긴급자금이 필요해 제일은행으로부터 지급보증서를 받아 외환은행 마닐라지점에서 자금을 차입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며 『마닐라에 진출한 다른 은행들의 문도 두드려보았지만 한결같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공사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너지사가 필리핀정부로부터 발주받아 한보건설에 시공을 맡긴 총 2억3,500만달러규모의 사업으로, 현재 13%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한보건설측은 『공사가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장비구입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며 『매월 공사실적에 따라 미국회사로부터 대금을 받게 돼있어 자금상환에 문제가 없는데도 현지 한국계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공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현지은행들의 대출기피로 한보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3,200만달러규모의 파키스탄 인더스고속도로 2공구 등 다른 공사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부도난 (주)한보의 경우는 주거래은행으로부터 현지자금차입을 위한 지급보증서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
(주)한보는 최근 파키스탄의 지방고속도로 6공구 현장에서 필요한 250만달러를 대출받기 위해 해외건설지급보증은행인 상업은행에 지급보증서를 끊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주거래은행의 지급보증 거부로 (주)한보가 건설하고 있는 4,500만달러규모의 요르단 북고아 관개용수공사와 1억500만달러규모의 인도네시아 글로골 환상교차로공사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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