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청문회서 고위안보관리들 지적북한이 한계상황에 다다랐다고 미국 안보당국이 분석하고 있다. 정보·국방 당국자들은 북한의 앞날에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는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체제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갈등을 바깥으로 돌리는 자포자기적 외부폭발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5일 미 상원 정보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조지 티네트 중앙정보국(CIA) 국장대리는 증언을 통해 3가지 체제불안징후를 지적하고 있다. ▲전방 군부대에 식량부족 현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보안기관들이 체제이반자 단속을 꺼리고 있으며 ▲엘리트들이 자신의 장래가 김정일과 더이상 상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점 등이라고 티네트 국장대리는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징후가 현 시점에서 북한에 실제로 가시화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아직 없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런 불확실성이 어떻게 북한에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체제유지에 앞장서야 할 엘리트들이 김정일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을 분리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징후는 「김일성시대」에는 상상하기 힘든 「포스트 김일성시대」의 현실을 말해준다.
티네트 국장대리는 지난해 식량생산이 올해 필요량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12월의 공장가동률이 92년의 반에도 이르지 못한 것 등 절반이하의 경제가 체제의 안정성을 해치며 불안 징후들을 낳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청문회에 참석한 패트릭 휴즈 국방정보국(DIA) 국장의 증언은 「절대비관」 쪽보다는 일부 「긍정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북한이 앞으로 10년간 생존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시간에 구애받아 평가할 필요는 없다』며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심각한 문제가 계속 악화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아주 다른 모습으로 북한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북한이 식량 때문에 바깥도움을 구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자기적응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의 대북한 정책은 휴즈국장의 인식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미 국방대학원의 연례보고서는 이러한 안보당국의 불안징후 인식을 토대로 한다. 한계상황에 이른 만큼 자포자기적인 침공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걸프지역과 분쟁가능성 면에서 동급에 놓이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종전보다도 무게가 달라진 분위기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