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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 분노… 경계/신한국당 “수사결과만 지켜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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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 분노… 경계/신한국당 “수사결과만 지켜볼 뿐”

입력
1997.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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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충격속 “끼워넣기” 반발/자민련 “초점 흐리지 말라” 경고여야는 5일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의 한보 자금수수 사실이 드러나자, 『올 것이 왔다』라는 당혹감속에 몰아닥칠 한보태풍 회오리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여권핵심 인사와 중진의원들의 한보관련 수뢰설이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 공공연히 거론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홍의원의 수뢰혐의 사실이 알려진 이날 신한국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한 의혹해소」라는 원칙론을 되풀이했다.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그러나 한보사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예단할 수 없다며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삼재 사무총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이 일에 대해서 입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총장은 『검찰수사 부분은 나에게 묻지말라』며 『수사결과를 지켜볼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강총장은 홍의원 수뢰관련 부분에 대해선 『오늘 아침 직접 통화를 했는데, 보도된 내용과 좀 차이가 있는 것 같고, 홍의원도 부인하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직문직답 스타일인 그로선 이례적인 화법이었다. 그만큼 곤혹스러운 문제임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는 또 『현재로선 당이 취할 액션이 없다』고 말해 어떤 대책이나 대응도 무용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철 대변인이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회의도 우리당처럼 검찰 수사결과를 조용히 지켜보기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현단계에선 침묵외에 다른 묘책이 없음을 반영한 것이다.

○…국민회의는 권의원의 한보자금 수수에 대해 「야당끼워넣기」 「물타기」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아침 권의원을 일산자택으로 불러 사실을 확인한뒤 실망과 분노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김총재는 전날밤 권의원 등과 만나 당내문제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는데 이 때도 그로부터 한보돈에 관한 보고를 듣지못했다는 것이다. 김총재는 이날 권의원과 장시간 독대한 뒤 『사실대로 밝히는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정동채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총재는 이어 『이번사태는 완전히 수서사건의 재판』이라며 『수십억원을 받은 여권실세는 제쳐놓고 대가성없이 명절때 받은 돈을 문제삼고 있다』고 분노감을 표시했다고 정실장이 전했다.

이날 상오 기자실에 들른 권의원은 담담하게 질문에 답변하면서 『김총재는 무관한 일』이라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권의원이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보게이트의 본질은 「떡값」이 아니라 5조원 대출의 「외압」에 있다』며 『청와대의 제2수서사건 조작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당일각에서는 김총재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원은 무관하다는 주장을 했던 점을 들어 『권의원이 김총재에게 미리 보고했어야 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JP 정씨 아들 주례섰었다”

○…자민련은 이날 권·홍의원 등의 금품수수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계기로 자민련쪽에도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민련은 특히 이날 밤 김종필 총재가 민자당 대표위원 시절 정태수 한보총회장 넷째아들의 주례를 섰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이를 공식 확인해 주었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당시 김총재는 민자당후원회원이던 정회장이 정식으로 주례요청을 해와 이를 받아주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정작 김총재 자신은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회장과 개인적으로 따로 만나 식사조차 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총재는 이날 상오 당무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초점을 흐리고 있다』면서 『한보사태와 관련된 수사와 조사는 떡고물 받아먹은 사람을 밝히자는게 아니라 외압에 관련된 인사들을 밝혀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홍희곤·홍윤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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