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김 집사장 먼저 매맞는 이유’ 설 분분『왜 하필 홍인길·권노갑인가』 한보연루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초입단계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집사장」들이 사건의 전면에 등장한 것을 두고 각종 설이 분분하다. 도대체 양가의 수족들이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수뢰인물로 떠오른 배경은 무엇일까.
첫번째는 여권핵심부의 정면돌파설이다. 어차피 할 싸움이라면 양가가 가장 아끼는 차·포 날리고 한번 붙어보자는 여권핵심부의 불퇴전의 각오표명이자 「끝까지 간다」는 결연한 의지표현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DJ가의 공세에 일방적으로 몰렸던 YS가가 「더이상의 물러섬은 없다」는 공개 응전장을 보냈다는 해석이 곁들여 있다.
두번째는 민심진정용 설이다. 아예 처음부터 굵직한 인물을 내세워 들끓는 여론을 조기에 잠재우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읍참마속의 수위조절을 통해 의혹 리스트에 끈질기게 오르내리는 민주계 핵심실세들을 보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2중의 노림수도 이 설의 배경을 이룬다.
세번째는 정태수 한보총회장의 흥정설이다. 스스로의 구명을 위해 일찌감치 여야의 집사장들을 거론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계속 옥죌 경우 여권과 야권 모두를 공멸의 길로 이끌 카드를 내밀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네번째는 야당공세 차단용 설이다. 더이상 이런 저런 의혹의 연을 날리지 말라는 여권핵심부의 경고장 날리기란 이야기다. 수족 자르기에 들어가면 어차피 더많은 피해를 보게되는 쪽은 야권이므로 적당한 선에서 사태를 봉합하자는 제안이라는 것이다.
다섯번째는 검찰 반발설이다. 과거 일본의 검찰이 정치권에 맞섰던 것처럼 검찰내부 인사가 두 사람의 이름을 흘림으로써 정치권 일반에 공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검찰중립화를 요구하며 검찰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린 야권은 물론 검찰을 정권유지의 하수인쯤으로 여기는 여권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는 얘기다.
마지막은 정치적 음모설이다. 여권내부의 권력쟁투설과 맞물린 음모설은 홍인길 의원이 곤경에 처할 경우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인물이 누구냐는 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또 김대통령이 가장 아파하는 인물을 폭풍의 한가운데로 밀어넣음으로써 더이상의 사건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것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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