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한 이경화(25·여)씨는 등록을 포기하고 편입학시험에 합격한 전남대 의대로 진로를 바꿨다. 이씨는 93년 서울대 대기과학과와 대학원을 나온 재원. 졸업후 고향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방대 출신 친구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면서 회의를 갖게 됐다. 출신대학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체험한 것이다. 이씨는 『6년동안 서울에서 최고학부에 다닌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의료인이 되겠다고 말했다.3일 서울대에 따르면 미등록 1차 합격자 356명중 50%인 179명이 이씨처럼 타대학 의예·치의예과, 한의대 등 의학계열로 빠져나갔다. 「소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를 택한 것이다. 타대학 등록인원은 전체 80%인 286명. 재수를 위해 등록을 포기한 합격자는 13%인 49명, 나머지 21명은 학교측의 진학여부 확인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들이 옮겨간 대학은 고려대(50명) 전남대(31명) 포항공대(28명) 한양대(23명) 경희대(21명) 조선대(16명) 부산대(15명) 연세대(14명) 경북대(12명) 등 34개대이다. 공군사관학교와 신설된 대전을지대에도 각각 3명이 등록했다. 특히 지방대학 등록자가 전체의 50%나 됐다. 윤계섭 교무처장은 『예상과 달리 명문 사립대로 옮긴 이탈자는 적고 지방대 의학계열을 선택한 합격자가 많았다』며 『농생대 간호대 등 이과계열 합격자들이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고, 지방학생들의 서울기피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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