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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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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란 무엇인가

입력
1997.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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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의 사전적 정의는 민간 전설이나 민속, 서민의 생활 등을 소재로 해 그린 그림이다. 정통화와 구별되는 민화의 진정한 의미는 서민에 의해 그려진 것이며 동시에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구려 시대 벽화를 민화의 발생으로 보기도 하지만 본격적으로 그려진 것은 조선시대부터.동물이나 산수, 화조도, 풍속도, 문방도(책거리 그림), 수복강령 등의 글자를 화려하게 치장한 문자도, 버드나무 가지를 이용해 그린 비백, 가죽 조각을 이용한 혁필화, 쇠붙이를 달구어 그리는 낙화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민화의 발전은 우리 가옥구조에 기인한다. 한국의 기옥구조는 열을 보존하는 구조로 자연 벽이 넓어지고, 이 벽을 치장하기 위한 도배 용지 대신으로 서민들이 직접 그린 민화가 많이 이용된 것이다. 도배는 주로 흰 창호지로 했기 때문에 실내 분위기를 더 화사하게 만들기 위해 민화를 많이 이용했다. 같은 맥락에서 병풍에도 민화를 많이 썼다. 하지만 화려한 도배 문화가 들어온 근세 이후에는 민화의 실용적 효용 가치가 떨어졌다.

민화의 기본 색조는 적·청·황·백·흑 5방색으로 명징하다. 치자에서 노란색을, 쪽에서 청색을 얻어쓰는 식이여서 중간 색을 내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근들어선 한국화에 쓰이는 다양한 채색물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중간색의 은은한 민화들도 눈에 많이 띈다.

민화 그리는 이들이 주로 활동한 곳은 장터. 주로 5일장을 무대로 했던 화공들은 저자거리에서 서민들의 취향에 맞추어 그림을 그려주었다. 따라서 민화는 낙관 없는 그림이 대부분이다. 이런 대중 영합성은 서양미술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 민화가 예술 작품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예술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화의 매력은 미숙함의 여유, 일상의 경험들을 예술로 표현하는 순박함, 동물의 의인화와 같은 익살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미학적 가치들은 김기창 박생광의 그림에서부터 요즘의 현대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질긴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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