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번의 무대전환/자동차 추락 장면뮤지컬 「겨울나그네」가 최인호의 동명 원작소설이나 곽지균 감독의 영화만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출연배우들과 스태프진은 멜로드라마의 귀재 곽지균 감독이 연출하고 이미숙, 강석우, 안성기 등 호화 배역진이 등장했던 영화에 비해 뮤지컬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명성황후」 등을 연출한 중견 연출가 윤호진, 대중가요 히트 제조기 김형석, 그리고 200여 명의 지원자들 중에서 엄선한 호화 배역진 등. 주최측에서도 공을 들인 만큼 성공적인 관객동원을 조심스레 낙관하는 눈치다.
뮤지컬 「겨울나그네」가 숨겨둔 비장의 카드는 이 말고도 한 장 더 있다. 바로 현란한 무대. 사실 이번 공연 성공의 상당부분이 무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주관객층으로 예상되는 30대 이상 관객들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영상장면들이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주최측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통상 뮤지컬 무대에 비해 3배 이상인 24번의 장면 전환을 준비하는 등 「겨울나그네」의 무대는 엄청난 물량과 거대한 스케일만으로도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뮤지컬 대상 무대미술상」을 2회 연속 수상한 박동우씨가 연출과 제작을 총괄하여 규모 못지않게 완성도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첨단 무대기술을 사용하여 자동차를 6m높이에서 추락시키는 장면, 무대 가득 눈이 내리는 마지막 민우의 묘소장면 등은 영상과는 또다른 뮤지컬만의 특성을 살린 볼거리.
『크고 화려한 무대연출보다는 오히려 작품의 서정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아직 마무리가 채 끝나지 않아 최종 결과물을 자신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이다』 한창 마무리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박동우씨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까지 포착해내는 섬세한 무대를 만들어내는 데 국내 무대기술이나 역량이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황동일 기자>황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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