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기타 셋이 모이면…초절기교, 아주 가끔 쓰게되는 저 극단적 표현조차 이들한테는 진부하다. 갖가지 언어의 형용을 무색케 만들어 버리는 기타의 달인 세 사람이 온다.
25일 하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의 「기차 트리오 내한 공연」. 존 매클러플린(영국), 파코 드 루치아(스페인), 알 디 메올라(미국) 등 셋으로 이뤄진 기타 트리오가 한국 팬들에게 갖는 첫 인사다.
물론 자기 본령이 있긴 하다. 각각 재즈, 플라멩코, 퓨전 기타로 일가를 이룬 사내들. 그러나 셋이 모여 합주하면, 그런 인습적 구분은 전혀 무의미해 진다.
「필살의 속도전」, 이들의 연주와 맞닥뜨리고 받는 첫 느낌이다. 저렇게 기타를 혹사시켜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기교만이 전부가 아니다. 2집의 수록곡 「모음곡-우아한 집시」를 보자. 재즈적 자유, 스페인적 선율, 록의 공격성 등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펄펄 날뛴다. 여러 장르의 복합, 「퓨전」이다.
「열정, 세련 그리고 불꽃(Passion, Grace & Fire)」.
83년도 앨범 제목에는 퓨전의 기치 아래 모인 이들의 음악적 특성이 잘 표현돼 있다. 2년 전 발표됐던 트리오 데뷔 음반 「샌프란시스코의 금요일 밤」과 함께 350만 장이나 팔렸던 밀리언 셀러다. 이들은 과연 누군가?
매클러플린은 정통의 거장이다. 그러나 도대체 지향점이 뭐냐는 볼멘소리를 들을 만큼 분방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인다.
근작 「약속(Promise)」 역시 예외 아니다. 인도 민속 악기(타블라·지타)를 적극 도입한 실험적 작품에서, 루치아·메올라와의 트리오 등 기존 작업 또한 극으로 밀어 부친다.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형의 플라멩코 기타를 듣고 자란 드 루치아는 12세 때 첫 무대를 가진 신동. 플라멩코에서 「아랑페즈 협주곡」 까지, 스페인의 두터운 기타 전통을 한몸에 체득했다.
디 메올라는 21세 나이로 칙 코리아의 밴드 RTF에 참여한 재즈-록 퓨전의 귀재. 그의 연주에 반한 거물 코리아의 요청으로 이뤄진 일이어서, 더욱 화제였다.
이번 내한 연주는 3집 「기타 트리오(The Guitar Trio)」 발매 홍보를 위한 세계 순회 공연길이다.<장병욱 기자>장병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