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한 성공회 성당에서 신자들이 헌금을 은행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전자헌금통을 설치,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스페인 북부 레온시에 있는 산 클라우디오 성당은 지난해 12월 현관입구에 전자헌금통을 설치, 신자들이 은행신용카드를 이용해 헌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이색적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헌금통에 신용카드를 넣고 희망하는 헌금액수를 성당측의 계좌로 자동이체시키면 곧바로 영수증까지 나오는 장치다. 성당의 로베르토 아센초 신부는 『요즘에는 미사때 현찰을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시대경향에 부응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도입했다』며 전자헌금통의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자 입장에선 원할 때 언제든지 헌금을 할 수 있는데다 자동으로 영수증이 찍혀 나오기 때문에 세무당국에 세금공제 자료로 제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는 것이다. 성당측으로는 헌금을 도난당할 우려가 없어졌고 헌금관리도 간편해졌다.
아센초 신부는 신자 등 주변의 반응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이상스럽게 본다』고 전하며 지난 성탄절 이후 열흘간 신자 31명이 전자헌금통을 이용해 345달러를 헌금했다고 밝혔다. 레온지역 주교는 전자헌금통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단을 보낼 계획임을 시사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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