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과다계상·수입가 등 조작”/정씨 개인사 한보상사 압수수색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30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주)한보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집중수사중이다.
검찰은 한보그룹 자금담당 관계자들의 조사에서 정총회장이 (주)한보의 인건비 지출을 과다계상하고 당진제철소 설비를 원가보다 높게 수입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차액을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날 한보상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관련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한보상사가 정총회장의 개인회사로 94년 한보철강에 대한 은행대출이 급증할 때 한보철강과 4천억원대의 단기자금을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나 비자금 조성의 주요 창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한보 자금관계자들로부터 『92년 당진제철소 건설공사를 본격화하면서 한보철강이 근로자들의 임금과 거래대금을 현금과 약속어음으로 시공업체인 (주)한보에 이중지불하는 수법으로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비자금은 정총회장이 가지급금 형식으로 인출해 갔지만 장부를 폐기해 정확한 규모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주)한보가 노동부에 92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간 근로자의 임금총액이 9천7백59억원에 이르는데도 73%가량인 7천1백97억원을 누락시킨 뒤 2천5백62억원으로 신고해 산재보험료 2백95억원을 축소납부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이 장부조작을 통해 정총회장의 개인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한보관계자들을 상대로 산재보험료 축소신고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한보측은 지난해 9월 누락신고 사실이 뒤늦게 적발돼 노동부에 2백95억원을 전액 추징당하자 산재보험료를 어음 등으로 납부, 30일 만기도래하는 35억원대의 어음을 제외하고는 모두 징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한보측이 일본에서 당진제철소 건설설비를 수입하면서 대당 1백50억원대의 전기로를 2백억원대에 사들인 것처럼 장부를 조작, 차액을 빼돌린 혐의도 포착했다. 검찰은 한보가 대출받은 2조원 이상의 은행자금중 일부도 정총회장의 비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태희·이태규 기자>이태희·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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