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양선박 이 회장 한보철강 대출에 소유주식 담보각서/작년 354억원 투입 2개사 전격 매입/계열사 자금거래통해 ‘돈세탁’ 의심도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처남이자 세양선박회장인 이도상(55)씨가 한보그룹의 위장계열사를 거느리며 정총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회장은 (주)한보의 상무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3월과 9월 잇따라 354억원이상의 자금을 들여 중견 선박회사(상장기업)인 세양선박과 대동조선을 인수했다.
이회장은 지난해 3월 150억원가량의 자금을 들여 세양선박의 지분 39.9%를 매입, 최대주주자리를 차지했다. 이회장은 지난해 3월15일 세양선박 주식 43만8,230주(26.74%·82억원가량)를 인수한 뒤 3월22일 26만1,814주(15.99%·41억8,900만원)를 추가 인수해 42.73%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된후 유상증자시 30억원을 더 투자했다. 유상증자후 지분은 39.9%로 줄었다.
이회장은 세양선박을 인수한지 불과 6개월후인 지난해 9월9일 또다시 대동조선을 인수했다. 거래은행 관계자는 『이때 세양선박의 인수자금은 214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이면계약상 프리미엄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회장은 지난해 드러난 인수금액만 354억원을 들여 두 개 회사를 인수한 셈이다.
선박업계에서는 이회장이 (주)한보 상무에서 갑자기 세양선박의 회장으로 부상한 점, 취임후 (주)한보에서 해운사업본부 상무로 근무하던 정모씨를 사장으로 영입한 점 등으로 미뤄 세양선박이 정총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하기 위한 위장계열사이며 이회장은 관리인 역할을 맡아왔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세양선박측은 『대주주가 한보측과 인척관계이긴 하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한보와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세양선박은 한보철강이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정체」를 드러냈다. 10일 한보철강이 서울은행으로부터 87억원을 긴급대출받는 과정에서 이회장은 소유 주식 전량을 『팔아도 좋다』는 각서까지 써주며 담보로 잡혔다.
세양선박은 또 대동조선과 세양주건(세양선박과 동시 인수)등 계열사와의 자금거래를 통해 거액자금의 흐름을 감추는 돈세탁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세양선박은 한보철강이 자금난에 빠졌던 지난해 11월부터 부도처리 직후인 25일까지 13차례에 걸쳐 대동조선(217억원)과 세양주건(86억원)에 모두 303억원(1월25일현재 대여금잔액)을 빌려줬다. 그러나 자금을 빌린 대동조선측은 『세양선박에서 빌린 217억원 가운데 177억원은 이미 갚았다』고 밝혀 돈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한보철강이 자금난에 빠지자 세양선박의 자금이 공시와 달리 한보철강쪽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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