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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일가 재산 최소 4,5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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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일가 재산 최소 4,500억원

입력
1997.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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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요지 포함 부동산 57만평·한보철강주식 등/빚 5조원엔 턱없이 부족… ‘은닉’여부도 관심 채권금융권이 한보그룹 부채를 회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그룹 및 정태수 총회장 일가의 재산상황 파악에 착수하면서 정총회장의 재산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총회장은 『있는 재산을 모두 매각해 금융권 빚을 청산한 다음 재기할 것』이라며 『빚을 모두 갚을만큼 충분한 재산을 갖고 있다』고 호언했다.

 정총회장 일가의 재산규모는 그룹 내부에서조차 극비사항이어서 그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드러난 부동산 주식 등에 관한 채권단자료를 종합할때 4,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기업 오너가 법인이 아닌 개인명의로 이처럼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다른 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어서 정총회장의 독특한 재산관리방식을 엿보게 하고 있다.

 정총회장의 재산은 우선 서울시가 지난해 부과한 종합토지세를 근거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전국에 57만2,147평의 토지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이들 토지에 대해 부과된 종합토지세는 2억9,519만원으로 개인별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합토지세로 정확한 재산가액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가로 3,000억원 선은 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씨 일가가 갖고 있는 유가증권은 한보철강 상아제약 등 상장회사의 주식과 러시아 루시아정유회사 주식 등 모두 600억원규모에 이른다. 이밖에 한보계열 비상장계열사 주식이 또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전체 재산규모는 4,500억원을 넉넉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총회장이 보유한 부동산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372일대 68필지 4만평(시가 2,000억원), 강남구 개포동 567의 2일대 녹지 1만1,000평(시가 22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지목상 잡종지로 분류돼있는 장지동 터는 모두 68필지로 현지 부동산업소에 따르면 시가가 평당 500만원정도.

 그러나 정총회장 일가의 재산으로는 한보그룹이 지고 있는 5조원규모의 빚을 갚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총회장이 『현재 있는 재산이 부채를 훨씬 초과한다』고 공언한 것은 개인 재산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 명의 자산을 염두에 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당진제철소부지다. 한보철강 등 명의로 돼있는 이 매립지는 총 90만평으로 평당 20만원씩 잡을 경우 총 1,800억원선이다. 현재 인근에 서해안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어 이 일대 부동산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보그룹이 79년 완공이후 18년 가까이 사옥으로 사용해오고 있는 대치동 은마종합상가중 상당수도 정총회장 및 그룹계열사 명의로 갖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8,689평인 이 상가는 은마·미도·선경·우성·청실아파트 등 대단위 주거단지에 둘러싸인데다 점포당 평당 2,500만∼3,500만원에 권리금이 평균 1억∼2억원에 이를 정도로 「노른자위」상권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이미 상당수가 일반에 분양된 상태여서 정총회장과 한보그룹 계열사가 갖고 있는 지분을 모두 합해도 100억원어치가 못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정씨일가의 부동산 및 그룹 자산은 이미 대부분 담보로 잡혀있는 상태다. 결국 정씨가 얼마나 더 많은 재산을 숨겨놓고 있는지에 따라 그의 말대로 「재기」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박정규·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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