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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과 덕치/조명구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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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과 덕치/조명구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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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대통령의 레임덕이 급격히 다가오고 있다. 그의 임기가 1년여 남아 있다는 시기문제보다는 여권내부의 변화와 권력주변의 이완현상들이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그러한 조짐들은 낙조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어느 때나 현직대통령의 임기말이 시작되면 권력핵심인사들은 레임덕을 가능한 한 극소화하려고 공직기강이나 사회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호언을 한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도 없고 막으려해도 오히려 역풍만 초래하게 된다. 최근 들어 노동법파동에 이어 한보부도사태를 비롯한 각종 권력형 비리사건등이 잇따라 터지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레임덕현상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동법 파동을 겪으면서 김대통령의 체통은 땅에 떨어졌고, 여권의 위상도 약화할대로 약화했다.

 「노동법재개정을 해야 한다」 「날치기한 노동법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 「이젠 깜짝쇼는 사라져야 한다」 「대통령만 민심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라는 등의 볼멘소리가 집권여당 내부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만 보아도 권력의 권위가 급전직하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신한국당이나 행정부 일각에서도 자성론과 함께 문민정부 개혁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핵심부는 국민들에게 영이 서지않고 있다. 이미 민심은 등을 돌려 이반현상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장안을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한보부도 사태도 많은 국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를 여권핵심부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기업의 문제이지 권력형 비리와는 무관하다』며 한점 의혹없는 수사방침을 밝히고 있다. 과연 이를 믿는 사람이 있을까.

 김대통령은 취임초부터 이제까지 수차례에 걸쳐 『기업으로부터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개혁을 표방한 문민정부 들어 부정비리사건은 끊이질 않았다. 더욱이 여권의 실세라고 일컬어지는 일부인사들은 각종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배후인물로 지목돼 왔다. 진상은 차치하고라도 그러한 조짐들도 레임덕현상이 발목까지 차오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제 김대통령은 레임덕현상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막힌 것을 뚫고 맺히고 꼬인 것을 푸는 덕치를 베풀고 주변 추스르기에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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