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미에 은빛 우아함까지 최근 영국 세필드할람(Sheffield Hallam)대학과 왕립예술대(Royal College of Art)에서 「한국 금속공예의 어제와 오늘」을 강연하고 돌아온 국민대 공예미술과 김승희(50) 교수는 『우리나라 은수저야말로 세계적인 디자인 명품이라는 사실을 영국에서 새삼 확인했다』고 말한다.
은수저는 어지간히 사는 여염집이면 누구나 한두벌은 갖고 있어서 그냥 지나쳐보기 십상인데 김교수는 『은색의 우아함에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배합한 은수저의 기본형은 현대적인 아름다움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들려준다. 김교수가 특히 상찬하는 것은 은수저 가운데도 기본형인 연봉 수저. 수저 손잡이 끝에 연꽃 봉오리 모양의 꼭지가 달린 것을 말한다. 김교수는 『둥근 머리와 직선인 손잡이, 움푹 들어간 머리와 볼록 튀어나온 연봉 꼭지의 대비가 아름다운 데다가 전통기법으로 만든 수저에는 연봉이 약간 비뚤어진듯해 리듬감이 느껴진다』고 들려준다.
은수저에는 건강과 다복을 기원하는 각종 무늬를 장식한다. 장수를 기원하는 불로초, 승진을 기원하는 구름과 용무늬. 오리는 부부금슬을 뜻한다.
젓가락 문화권인 동아시아 여러나라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저는 독특하다. 중국이 도자기 숟가락과 대나무 젓가락을, 일본은 나무 젓가락만을 상용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금속으로 만든 수저를 선호해왔다.
여기에는 오랜 금속문화의 전통이 녹아있다고 김교수는 해석한다. 금관 금귀고리 금허리띠 등 신라 백제시대의 금속공예품은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우리만의 자랑거리라는 것이다. 『이번 강연에서 영국인들이 제일 궁금해한 것도 일본에는 미약한 금속공예가 어떻게 한국에는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김교수는 들려준다.
김교수는 런던의 「빅토리아 알버트 공예미술관」에서 영국인들이 금속수저에 매료된 증거를 만나기도 했다. 미술관내 작가공방에 아래는 둥글고 위는 사각기둥으로 된 전형적인 우리 젓가락 형태인 은 젓가락이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외국인에게 선물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 은수저를 해보라. 멋진 공예품을 선사받았다고 찬탄을 거듭할 것이다』고 김교수는 단언한다.<김승희 국민대 공예미술과 교수 추천·서화숙 기자>김승희 국민대 공예미술과 교수 추천·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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