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이 28일 한보철강과 (주)한보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부도사태로 촉발된 한보사태가 「제3자인수」라는 최종목적지로 가닥을 잡아 첫단추를 끼운 셈이다.법정관리란 일시적인 자금난 등으로 위기에 처했지만 살아날 가능성이 큰 기업을 살리기 위해 법원이 기업의 빚을 동결시켜 회생의 길을 터주는 제도다. 회사와 채권자 주주 등 회사의 이해관계자 모두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지만 대개 회사측이 신청한다.
법정관리의 첫단계는 회사재산보전 처분결정이다. 법원은 법정관리신청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의 재산을 동결, 채권자의 권리를 제한시킨다. 보통 신청뒤 1∼2주내에 이뤄지지만 한보철강처럼 파급영향이 크면 3일이내에 결정을 내리는게 관례다.
법원의 승인에 따라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회사의 모든 업무는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이 맡는다. 한보철강은 채권단이 포항제철에 경영을 위탁했기 때문에 포철출신의 전·현직 임원이 3자인수전까지 한보철강을 경영하게 된다. 한보그룹의 정씨일가가 경영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이다. 운영자금은 채권단이 파견한 자금관리단이 계속 지원하게 된다. 채권단은 회사의 경영이 가닥을 잡으면 자본력과 경영능력이 입증된 회사에게 회사를 넘김으로써 법정관리가 끝난다.
요컨대 한보철강은 ▲재산보전처분 ▲위탁경영 ▲공장완공 ▲제3자인수의 순서를 밟고 (주)한보는 공장완공이라는 절차가 생략된채 3자에게 넘겨져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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