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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룩 유감/박희자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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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룩 유감/박희자 네오라이프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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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국외의 모든 신문과 잡지가 한번쯤은 「에비타」룩을 다루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해 말, 국내에서는 곧 개봉될 영화 「에비타」에서의 주인공 에바 페론의 옷차림과 화장, 머리모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사실 에비타 룩은 이 영화 이전에 복고풍의 소재로서 패션계에서 작은 관심을 끈 대상이었다. 하나의 조그만 흐름으로 지났을 이 룩이 지금처럼 큰 화제가 된 것은 상업적인 메커니즘 때문이다. 영화사의 홍보전략과 이의 화제성을 파악한 의류업체 화장품업체의 의도적인 「붐 만들기」가 에비타 룩의 붐을 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돈나라는 빅 스타의 상업성과 새로운 볼거리와 정보에 민감한 매스컴들의 충실한 「나팔수」역도 한 몫했다. 또 겨울옷 처분이 한창이고 봄옷이 채 나오지 않은 중간 공백기인 요즘은 패션전문지에서도 화젯거리를 찾는 데 열심이라는 시기적인 장점도 작용했다. 한국일보 패션면에서도 해외뉴스로 일찌감치 에비타 패션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도하 매스컴이 에비타 룩을 다루고 국내 디자이너와 의류업체들도 뒤질세라 옷과 카탈로그의 소재로 활용하는가 하면 백화점에서는 에비타 패션쇼와 화장 소개행사까지 열며 붐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씁쓰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철저하게 서구의 상업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행과 화제로 전세계가 알게 모르게 서구적인 취향 일변도로 변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나라도 열심히 그 대열에 참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유행만들기는 거의 모든 경우 서구지향적이다. 서구의 대중문화가 국경을 넘나들며 전세계는 서구중심적이 되어 가는데 이런 변화와 영향이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패션에서의 옷차림 유행임은 더 말 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패션을 다루는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보 전달과 우리의 아이덴티티 확립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두어야 하는가는 아직도 남아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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