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배후 조종/“야당승리 인정해 분열 유도” 주문70여일간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극도의 혼란에 빠진 세르비아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각종 정책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정보 및 보안조직을 통제하고 경찰력을 장악하고 있는 조비차 스타니시치(46) 내무장관 대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요즘 유일하게 대통령을 매일 만나 다양한 정세보고 및 정책제시를 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구 유고연방의 비밀경찰 출신으로 베오그라드 정보책임자를 거쳐 내무장관대리에 까지 올랐으며 유고내전당시에는 밀로셰비치의 인종학살을 배후에서 조종하기도 했다.
비밀경찰 출신답게 누구보다 생존법칙을 잘알고 상황 판단에 예리한 그가 시위에 대한 처방으로 대통령에게 지방선거에서의 야당승리를 인정하라고 주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물론 그의 이같은 대안 제시에는 치밀하고 간교한 계산이 깔려 있다. 여러 세력이 모인 야당연합 「다함께」에 승리를 안겨주면 밀로셰비치에게 대항해 싸우던 전의는 내부분열로 사라지고 자멸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또한 강경진압은 세르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제제재를 초래, 위기상황에 처한 국가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 제시는 예기치 않았던 또 한명의 권력자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그의 정적이면서 대통령부인인 미리아나 마르코비치가 야당에 대한 양보는 밀로셰비치의 권력기반을 잠식할 수 있다며 강경진압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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