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달빛이 파도를 켜는 ‘음악이 있는 겨울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달빛이 파도를 켜는 ‘음악이 있는 겨울바다’

입력
1997.01.29 00:00
0 0

◎통영­금호 현악4중주단 캠프·현연주자 120명 10일간 합숙레슨/부산­이바하 페스티벌 연주자·시민 함께하는 실내악 축제음악이 있는 겨울바다는 클래식 선율과 달빛, 파도소리의 트리오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뤄 쓸쓸하지 않았다. 금호현악4중주단은 16∼25일 경남 통영의 마리나 리조트에서 제3회 겨울캠프를 개최했다. 부산문화예술협의회도 해운대 파라다이스 비치 호텔을 중심으로 21일부터 2월3일까지 제2회 부산 이바하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음악 전공 학생과 교수, 연주가들이 바닷가에서 여러 날 숙식을 함께 하며 가르치고 배우고 연주하느라 적막감을 느낄 여유가 없다.

금호 캠프는 현악기 집중 훈련과정. 금호현악4중주단의 김의명 정찬우 이순익 외에 줄리어드의 명교수 강효, 세계적 첼리스트 그린하우스 등 7명의 국내외 일급 연주자가 초등학생부터 교향악단 단원에 이르기까지 120여명을 지도했다.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고 한밤중까지 계속 찾아오는 학생들 때문에 선생님들은 녹초가 됐다. 24일 밤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리비아 손 초청 특별음악회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촛불음악회가 됐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듣는 음악은 오히려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켜 9박10일 캠프의 마지막 밤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실내악의 향연인 부산 이바하페스티벌은 음악인 뿐 아니라 시민이 함께 하는 지역축제 성격을 띠고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할 때부터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실내악축제를 꿈꾸며 출발, 알차게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올해는 피아노의 신수정, 백혜선, 바이올린의 데이빗 김, 나이얀 후, 비올라의 라이너 모그, 소프라노 카리나 고뱅, 클라리넷의 찰스 나이디히 등 7개국 19명의 정상급 연주자가 참가, 80여명의 학생(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 성악 호른 클라리넷 전공)과 음악에 파묻혀 지내고 있다.

이들은 실내악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호텔 밖에서 여섯 번의 음악회를 마련하고 있다. 부산문화예술회관에서 2회의 축제음악회(26, 30일), 청소년음악회(29일)를 열고 경주(28일), 포항(31일), 진주(2월2일) 순회연주회도 갖는다.

26일 축제음악회는 이 행사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1,600여명의 청중은 완벽에 가까운 연주에 매료되어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앙상블의 묘미에 빠져들었다. 수준높은 무대와 그에 못지않은 청중은 이 행사가 핀란드 쿠모나 미국 말보로 페스티벌처럼 국제적 문화상품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음악에 헌신하는 연주가, 행사비용 전액을 지원한 대우전자, 연습실과 연주장을 무료제공하고 장학금 1,000만원을 내놓은 파라다이스 비치 호텔, 전체 진행을 맡은 부산의 비영리 문화단체 부산문화예술협의회, 그리고 훌륭한 청중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산 시민…. 그들 모두가 축제의 주인공이다. 문화는 이렇게 함께 가꾸어 가는 것이다.<부산·통영=오미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