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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의혹­전 행장·경제수석 3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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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의혹­전 행장·경제수석 3인 인터뷰

입력
199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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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전 제일은행장/“대출 정상적… 외압 없었다”/“당시 철강산업 경기전망 긍정적/부동산 많아 담보도 충분 판단”이철수 전 제일은행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보그룹에 대한 거액대출이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임을 강조하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다음은 이 전행장과의 일문일답.

―그동안 어디 있었나.

『잠적한 적 없다. 줄곧 집에 있었다. 가석방중이기 때문에 외부출입을 삼갔을 뿐이다. 기자들을 만나 말할 만한 입장도 아니었다』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기공식에 참가하는 등 정태수 총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거래은행의 장으로서 협력업체 기공식이나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보뿐만 아니라 기아 선경 현대 등의 행사에도 참석했었다』

―제일은행이 한보의 주거래은행이 된 배경은.

『한보의 유원건설 인수당시 2,000억원을 추가 대출해주며 여신금액이 많아졌다. 이런 배경에서 은행감독원이 한보의 30대그룹 진입사실을 제시하며 제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했다』

―재임시 8,000억원이상의 거액을 한보에 집중 대출한 것은 불법 아닌가.

『불법대출은 요건이 안되는데도 대출이 이뤄졌다거나 터무니없이 대출이율이 낮다든가 해야 하는데 한보에 대한 대출은 그렇지 않았다. 부동산 자산이 많아 담보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판단의 근거는.

『한국산업은행의 조사보고서, 통상산업부의 철강산업 전망,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은행의 중화학공업 전망, 자체 조사결과 등이 모두 고무적이었다. 세계적인 철강산업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사명감도 있었다』

―그렇게 긍정적이던 한보철강이 왜 부도가 났나.

『부도날 줄 전혀 몰랐다. 당진제철소 규모는 동국제강 인천제철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들었다. 누구도 한보철강이 부도나리라곤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화학공업 경기가 급전급락하면서 이런 사태까지 온 것으로 안다. 제일은행이 주거래은행이라고 하지만 우리 은행만 대출을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시중은행도 함께 대출해주지 않았느냐』

―동생 이완수(52)씨가 (주)한보의 자금담당 이사라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며 명백한 오보이다. 동생은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등에서 근무하다 신경쇠약으로 5년전 퇴사했다. 실직상태로 있다 한보가 제철소를 건설해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자 동생이 직접 이력서를 냈다. 동생은 피아트 수입담당상무로 입사, 현재 한보건설 자재담당 상무이다』

―한보 특혜대출을 부탁한 정치인은 없나.

『전혀 청탁을 받은 바 없다. 전화 한 통화 없었다. 개인적인 민원차원의 전화를 받은 적은 있으나 한보에 대한 압력은 없었다』

―검찰소환에 응할 생각인가.

『물론이다』<박일근 기자>

◎한이헌 전 경제수석/“재임중 정씨 만난적 없다/대출은 은행 자체 판단”

청와대경제수석(94년 10월∼95년 12월)을 지낸 한이헌(신한국당) 의원은 28일 『재임중 한보와 관련된 대출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으며, 정태수씨 일가를 만나거나 만나자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보관련 대출은 은행들이 알아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현철씨나 가신그룹 등이 개입됐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의원과의 일문일답.

―한보 대출과정에서 외압은 없었다고 보나.

『재임기간동안 은행들이 특별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을 보면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보측이 자금난끝에 다급한 심정으로 여러곳에 「응급처방」을 요구했는지 모르겠지만 압력은 없는 것으로 안다』

―박재윤 전 통상산업부장관이 최근 출국했는데.

『그가 대출에 관여했을리가 없다. 청렴도를 계산할 수 있다면 내가 100일때 그는 1000이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출국했을 것이다』

―한보문제로 은행장들과 얘기한 적이 없나.

『양심을 걸고 말하겠는데 은행일이나 은행장인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

―정씨 일가를 만난적이 없나.

『수서사건을 의식해서인지 (정씨일가에는)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만난적도 없고 만나자는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다』

―당시 산업은행이 대출을 주도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형구 전 총재를 염두에 둔 질문인가(반문). 4년간 총재를 지낸 것을 두고 이제와 「그가 대출을 주도했다」고 말들 하는 것 같은데 평가는 내가 할 수는 없다. 경제수석으로 그와 겹치는 시기는 불과 2개월정도에 불과했다』<정희경 기자>

◎이형구 전 산은총재/“외환적격업체로 선정/상공부서 대출 공문”

90∼94년 산은총재를 지낸 이형구 전 노동부장관은 『한보에 시설자금을 대출해준 것은 정부가 공문을 내려보냈기 때문』이라며 『한보측이 서울은행과 사이가 나빠 산은에 대출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장관은 특히 산업은행이 자회사 및 다른 시중은행까지 끌어들여 한보철강을 적극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 『한보대출은 정부차원의 자금지원이었고 산업은행이 주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95년 5월 수뢰사건으로 구속됐다 같은해 12월 집행유예로 풀려나 서울 여의도 자택에 칩거하고 있는 이 전장관은 최근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산은총재로 재직한 기간중 한보철강에 대출해준 총액은.

『93년 시설재도입용으로 1,000여억원의 외화대출을 해주고 94년 900억원의 일반대출을 해주는 등 총 2,000여억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준 이유는.

『당시 심사담당자들이 사업계획에 무리가 없고 철강경기 전망이 좋다고 보고해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특히 대출액의 180%를 담보로 잡았다. 그당시 한보와 부도가 난 지금의 한보를 비교하지 말아달라』

―대출과정에서 한보측의 로비나 외압은 없었나.

『상공부(현통산부)로부터 한보철강이 외환적격업체로 선정됐으니 대출을 해주라는 공문이 내려왔었다. 산업은행은 국가기간산업체에 시설자금을 대출하는 것이 주기능이다』

―한보의 주거래은행도 아닌 산업은행이 왜 한보지원에 앞장섰는가.

『한보가 당시 주거래은행이던 서울은행과 관계가 좋지않아 산업은행에 대출을 요청했던 것 같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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