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한보계기 주도권잡기’ 원내복귀 선언/“수서처럼 흐지부지 안된다” 양당 전격결정김대중 국민회의·김종필 자민련총재가 27일 전격회동을 갖고 국회 전면복귀를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한보사태 의혹사건을 계기로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야권은 그동안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정문제와 관련해 구정직후 임시국회를 소집하기위한 수순을 밟아왔었다. 야권이 당초 2월 중순에서 이달말로 원내복귀를 앞당긴 것은 노동법 등을 재심의하고 국회제도개선특위를 2월말까지 마무리하기에는 시한이 촉박한데다 한보사태를 호재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권내부에서는 한보사태를 검찰수사에만 맡긴채 장외에서 방치했다가는 수서사건때처럼 여야의원 몇사람만 사법처리된채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야권은 검찰수사와는 별개로 원내에서 「공격」과 「방어」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계산한 것 같다.
국회 국정조사도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야권은 여당이 반대할 경우 증인채택문제 등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보다는 양당의 자체진상조사활동에 더 비중을 두고있다.
이날 야권의 두 김총재가 회동을 갖고 국회복귀를 선언하기까지에는 두 김총재와 양당이 지난 주말 심야작전을 통해 이뤄졌다. 26일까지 지방에 머물렀던 국민회의 김총재가 먼저 이날 하오 귀경길에 자민련 김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DJP회동」을 제의했다. 이에따라 이날 밤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김용환 사무총장이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뒤 곧바로 신당동자택으로 자민련 김총재를 찾아가 구수회의를 했다. 이어 양당 고위당직자들은 27일 새벽까지 마포 한 호텔에서 심야대책회의를 갖고 두 김총재 회동에 따른 합의문초안을 작성했다.
다음은 두 김총재가 회동후 가진 일문일답 요지.
―여권의 최고핵심부가 한보사태에 관련됐다고 주장했는데 근거가 있나.
(김대중 총재) 『정보와 첩보가 있다. 그보다는 국가운영의 상식이 중요하다. 수서사건 등으로 의혹의 대상이었던 불건전한 경제인에게 5조원을 대출했다. 한도를 넘은데다 담보부족이었다. 대출목적 이외에 다른 곳으로 전용된 것도 묵인했고, 은행감독원의 수차례 주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대출했다. 최고위층의 지시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통령이 몰랐다면 통치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하고 필요하다면 조사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얼 뜻하나.
(김대중 총재) 『대통령이 설령 법률적 위법행위를 안했더라도 금융을 파멸시킨 책임이 있다. 그 밑의 사람이 개입됐다면 행정적·정치적 책임이 있는 게 분명하다. 국민이 흥분하고 있는데 정부·여당이 정면돌파하겠다면 어디를 돌파하겠다는 말인가. 국민을 상대로 싸움하겠다는 건가. 야당을 협박하려는 의도겠지만 반성을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와 질책을 받을 것이다』
―안기부법과 노동관계법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김종필 총재) 『종전과 마찬가지다. 국회가 열려도 날치기만큼은 시정하도록 하겠다. 재심의를 해야한다는 우리의 주장에 변함이 없다』
―오늘 회견은 누가 먼저 제의했나. 임시국회 소집시기는.
(김종필 총재) 『김대중 총재와 합의하에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 임시국회 소집은 될 수 있는대로 빨리하려 한다』<홍윤오·권혁범 기자>홍윤오·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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