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김용익 김홍주 최진욱 김호득/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세계 집중조명화랑이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고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주는 것을 초대전이라 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어지간히 이름난 작가, 혹은 상업적 가능성이 있는 작가가 아니고는 큰 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다는 것은 꽤 어렵다. 금호미술관(관장 박광자)이 우리 화단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다섯 명의 작가를 선정, 연내에 다섯 번의 초대전을 갖는다.
참가 작가의 나이가 젊진 않지만 아직 「대가」 반열에 들지 않은 탐구적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는 점은 신선하다. 작가에게는 2주일간의 여유있는 전시 일정에 새로 지은 미술관의 넓은 공간이 제공된다.
김영길(40)씨의 전시회.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지만 화면은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회색톤 작업이 대종을 이룬다. 콜라주, 미니멀, 리얼리즘 등 서양 미술의 중요한 현대적 장르와 캔버스를 빨고 구기는 등의 실험적 시도를 통해 서양 미술의 전통적 조형 구성방법을 나름대로 구사하고 있다. 3월5∼18일.
김용익(50)씨는 모더니스트. 흔히 「땡땡이」라 불리는 반복적 원형 작업과 도형적 면 작업을 통해 예술 공간과 현실 공간 속에서의 회화의 존재의미와 개념을 반추한다. 모더니즘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김씨의 작품 세계는 「한국 현대회화 70년대의 흐름」(88), 「한국현대미술전-70년대 후반의 하나의 양상전」(83) 등을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3월26일∼4월8일.
깨진 거울에 비치는 사내의 무표정한 모습, 가슴을 드러냈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은 여성 등의 작업으로 알려진 김홍주(52)씨. 그의 작법은 매우 사실적이지만 전체 그림은 비사실적 느낌이 강하다. 사람 얼굴을 그리고 거기에 진짜 수염까지 붙이지만 그런 사실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환영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그것이 숨겨진 인간의 진실을 탐구해내기 위한 몸짓이라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조용한 감동을 부른다. 4월16∼29일.
최진욱(41)씨는 때로는 흑백의 화면으로, 때로는 현실감 있는 풍경으로 우리 공간의 미학을 탐색하는 작가이다. 그의 정물화는 모자이크처럼 분해된 색을 통해 회화의 진실성을 찾아내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다. 현실을 그린 풍경화 역시 환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5월7∼27일.
한국화가 김호득(47)씨는 자연과 사람의 이미지를 문인화적 태도와 현대 서양화의 비구상적 해석법을 조화시켜 표현하고 있는 작가. 새 지평을 모색하고 한국화의 중심세력이 되고 있는 이가 바로 그다. 8월29일∼9월13일.<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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