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아내의 물욕/공무원 남편 이혼소송 법원 “기각”

◎“27평 아파트 적다” 큰 평수 전세/월급에 불만 돈버는 직업 강권남편이 감당키 어려운 아내의 물욕은 이혼사유일까.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최성진 판사는 26일 A씨가 『공무원으로서 감당키 어려운 아내의 물욕 때문에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이유없다』고 기각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사람의 재물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인정되지만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만큼 아내의 물욕이 이혼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처가의 도움으로 구입한 27평 아파트에서 82년부터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나 아내가 월급이 적다며 무시하고 돈버는 직업을 가지라고 강권, 결혼생활은 불화로 치달았다. B씨가 아침밥을 해주지 않고 옷도 제대로 다려주지 않자 A씨는 집을 나오기까지 했다.

B씨는 결혼 3년 뒤에는 다시 친정의 도움으로 45평 아파트를 전세냈고, 90년에는 「처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67평 아파트를 분양받아 친정아버지가 분양대금을 치렀다.

95년에는 남편의 발령지인 미국에서 살기 힘들다며 귀국, 54평 아파트를 전세내 살고 있다.

결국 A씨는 공무원인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아내가 큰 아파트만을 선호하는 등 물욕이 커 남 앞에서 떳떳하지 못해 결혼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며 이혼소송을 냈다.<이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