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항아리형기업 피라미드형/퇴직 급증 불가피한 “우울한 세대”『앞으로 베이비붐세대인 30, 40대의 실업대란이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책임연구원은 「LG주간경제」(30일자)에서 『경기침체 등에 따른 실업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지만 베이비붐 실업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연구원은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한국전쟁후 55년에서 63년사이에 태어난 9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때문에 피라미드형에서 30, 40대 중간연령층이 두꺼워지는 항아리형으로 변하고 있으나 기업조직은 피라미드형이어서 이들에 대한 조기퇴직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 지난해 명예퇴직바람이 정년에 임박한 50대 후반에서 30, 40대로, 공공부문에서 민간기업으로,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조기퇴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조사에서도 작년 10월과 11월중 명예퇴직 여파로 이들의 실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에 직장을 갖고 있다가 실직한 「전직실업자」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20대가 51%, 50대가 74%인 반면 30대는 70%, 40대는 무려 82%에 달했다. 또 작년말까지 1만100여명에 달한 실업급여신청자중 30, 40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30대 남성들은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32.8%, 취업자의 33%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높다. 80년대 중반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대기업의 대규모 채용이나 증권회사 등 금융시장 인력수요가 많았기 때문인데 그만큼 해고압력이 다른 연령계층에 비해 커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들이 중견간부가 될 2000년전후면 기업들의 현행 피라미드구조가 바뀌지 않는한 더욱 심각한 고용불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김연구원의 분석이다. 게다가 이들의 자녀인 「베이비붐 에코세대」도 2000년이후부터 노동시장에 본격 참여하게 돼 그들의 취업난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베이비붐(1947∼1966년)은 우리나라보다 10년 정도 빠르게 나타났고,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실업증가현상이 베이비붐세대의 노동시장 진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곧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닌 셈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80년대 중반이후 다운사이징 리스트럭처링 등 경영혁신바람이 불면서 30∼50대의 화이트칼라를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가 진행됐다.
김연구원은 『실업문제는 이제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특히 인구구조적 요인은 실업문제 해결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기퇴직자의 창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마련과 피라미드조직에 비해 중간층의 인력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정보통신 영상소프트웨어 등 미래형산업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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