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핵쓰레기장화」 막아야 한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핵쓰레기장화」 막아야 한다(사설)

입력
1997.01.25 00:00
0 0

북한이 국제적인 핵쓰레기의 공동처리장이 되고 있다는 소식은 실로 충격적이다. 최근 대만의 핵폐기물을 거액을 받고 반입키로 협약을 맺은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미 1995년이래 독일로부터 6만여톤의 쓰레기를 톤당 43만원씩 받고 인수해 왔음은 더욱 놀랍다. 가난에 쪼들리면 조상의 묘와 위패까지도 팔아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북한이 돈 때문에 핵쓰레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반민족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북한은 핵폐기물 등의 반입을 즉각 중지하고 개혁 개방으로 생존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환경단체가 밝힌 대만과 북한간의 핵폐기물 거래는 우리를 긴장케 한다. 북한은 모두 2억2,700만달러를 받고 대만서 1차로 6만배럴, 2차로 14만배럴 등 총 20만배럴의 핵폐기물을 반입키로 한 것이다. 대만은 러시아와도 5,000배럴의 핵폐기물 처리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만측은 이 핵폐기물들이 저준위여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저준위 핵폐기물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100년 이상 인근의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어 각별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 이전 대만의 반출은 원전의 핵폐기물을 자국서 처리한다는 「바젤협약」에 위반되는 것이다.

국토의 오염은 물론 후손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핵폐기물을 돈을 받고 받아들이는 북한의 태도는 한마디로 패륜적 행위다.

반공국과 공산국으로 극과 극인 대만과 북한의 접근은 92년 한국과 중국간의 수교로 시작된다. 그들은 한·중 양국에 대한 반발로 갖가지 협력관계를 모색해 왔다. 이번 핵폐기물 판매·처리 협약은 한·중, 특히 한국을 괴롭힐 수 있는 최대의 빅카드로 찾아낸 것이다. 대만은 한국에 대한 보복과 함께 쓰레기도 처리하고 또 중국을 괴롭히며 북한과 밀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 역시 쓰레기를 받아들임으로써 한국과 중국에 시위하고 장차 대만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3∼6개월후부터 핵폐기물 수송이 시작될 경우 서해와 동해는 핵폐기물을 실은 북한과 러시아 선박의 왕래가 빈번할 것이며 만의 하나 선박이 전복될 경우 엄청난 해상 오염사태를 빚게 될 것이 뻔하다. 더구나 원전도 핵폐기물 저장시설도 기술도 없는 북한이 그들 계획대로 휴전선 일대의 폐광에다 비치할 경우 지반의 취약성과 지하수의 침수로 오염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인 만큼 정부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이를 저지 내지 무산시켜야 한다.

먼저 미국과 중국을 통한 대만과 북한에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일이다. 다음 이것이 지구환경의 오염·파괴를 방지하는 「리우선언」에 위배되는 행위임을 국제사회에 널리 호소, 여론을 일으켜야 한다. 또 국제사법재판소에의 제소도 고려할 수 있으며 그린피스 등 국제관련 감시단체, 국내 및 대만환경단체 등과 연대, 저지운동을 지원하는 일이다. 최악의 경우 국제적 문제가 우려되나 수송선을 저지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