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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값 ‘체면+허영’값?/최고급 천값은 한벌 30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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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값 ‘체면+허영’값?/최고급 천값은 한벌 30만원선

입력
1997.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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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등 특별한 날 예복되면서 유명제품은 150만∼300만원/‘노력·노하우 고려해야’ 반론도한복값이 너무 비싸다. 특히 유명 한복 디자이너들의 옷값이 그렇다. 이들이 한복값을 올려놓는 바람에 일반 한복집의 옷값도 덩달아 비싸졌다는 불만도 있다.

값이 비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한복집은 5∼6곳. 패션쇼를 자주 열고 TV나 잡지 등의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진 곳으로 이런 곳에서 괜찮은 한복을 한 벌 지으려면 100만원은 줘야 한다. 70만∼80만원짜리도 있지만 그림이나 자수가 들어가 예쁘다 싶은 것은 100만원 아래로는 장만하기 힘들다. 혼수복이나 파티복으로 좀더 「신경을 쓴 것」은 150만∼200만원대. 300만원을 넘는 것도 있다.

복식사를 연구하는 금기숙(홍익대 미대) 교수는 『들어간 노력과 시간, 재료에 따라 좋은 옷은 비쌀 수 있다. 무조건 값만 따질 수는 없다. 그러나 수긍할 만한 값이어야 한다』고 지적, 한복의 원가개념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원가개념을 도입해 따져보면 「품질 차이가 1이면 값 차이는 10」이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한 한복업계 인사는 『많이 쓰는 명주나 실크 등 최고급 한복 천값이 한 벌에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명 한복집은 바느질을 직접 하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거의 모두 바느질 전문집에 맡겨서 해온다. 바느질집에서 해오는 공임은 10만원이 안된다. 결국 원가는 최대로 잡아도 40만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유명 한복집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한복이 특별한 날 입는 예복이 되면서 점점 고급을 찾게 된 풍조에 있다. 한복전문지 월간 「아름다운 우리옷」의 정희숙 이사는 『한복의 수요가 많은 것은 혼수인데 신랑신부 양가가 체면 때문에 혼수를 장만하려면 유명한 한복집을 많이 찾게 된다. 비싼 값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이런 소비자들의 체면과 허영심이 옷값을 올린다』고 잘라 말했다.

비싼 옷값에 대해 유명 한복 디자이너들은 반론을 편다. 한복 디자이너 허영씨는 『한복은 어쩌다 입기 때문에 비싸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안감부터 동정, 속옷까지 좋은 품질의 옷을 만들려면 그에 들어가는 노력과 노하우는 양장과는 다르다. 패션쇼와 홍보에 드는 간접비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다. 최근 「아름다운 우리옷」이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70%가 현재의 한복값이 비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박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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