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은 있되 희열은 없다「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하면 「2학년 징크스」라고 할까. 「성공적인 데뷔 뒤에 오는 부진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 두번째는 더욱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중은 더 발전된 모습을 원하기 때문이다.
「록의 전설로 돌아가자(Get Into the Rockn’roII Legend)」라는 조금은 거창한 말을 그룹명으로 내걸고 96년 등장한 「걸(GIRL)」. 「이런 제길」이라는 유쾌한 감탄사를 유행시키며 걸은 50년대 로큰롤의 경쾌한 사운드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걸이 2집을 냈다.
2집 「엑스타시(Ecstasy)」에서도 신나고 경쾌한 로큰롤 사운드는 변함이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록을 들려준다는 점.
「C’Mon C’Mon」, 「Bad Boy」는 정통 로커빌리풍이고, 「Mr. Lonely」, 「일어나야 해」, 「녀석의 애인」은 단순하고 직선적인 초기 로큰롤 스타일이며, 「우울증」과 「추억…꿈」에서는 60, 70년대의 아메리칸 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앨범 하나에 이런저런 장르를 마구 뒤섞어 놓은 「백화점식」 앨범에 비하면 나름의 색깔을 만들려는 고집이 엿보인다. 그러나 정작 있어야 할 「희열(엑스타시)」은 빠진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록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그 희열때문인데 말이다.
걸의 2집을 들으며 「다이제스트 로큰롤 전과」를 읽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록의 전설로 돌아가자」는 외침보다 로큰롤의 열정을 배우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걸도 「소포모어 징크스」를 완전히 깨지는 못한 것 같다.<김미경 기자>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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