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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공회전 예열 오히려 ‘독’/고정관념을 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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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공회전 예열 오히려 ‘독’/고정관념을 깨자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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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능 좋아져 불필요… 5분이상땐 각 기관 균형깨져/2·3분 서행 워밍업 바람직,주차중엔 히터 꺼야『아직도 추운 겨울철 아침마다 시동을 미리 걸어두는 번거로운 일을 하고 계십니까』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주차해 있는 승용차를 예열시키기 위해 아침마다 미리 엔진을 켜놓는 것은 겨울철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운전상식중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이다. 흔히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차를 주차해놓은 상태에서 5분 또는 그 이상씩 시동을 걸어놓는 것은 차의 예열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데다 차의 각 기관의 균형감을 깨뜨려 오히려 차에 해가 될 수 있다.

요즘 생산되는 대부분의 휘발유엔진 승용차는 기화기를 거치지 않고 연료를 직접 실린더에 분사시키는 「직접분사방식」(Fuel Injection)을 사용하고 있다.

또 엔진의 각 부분은 현재의 구동조건을 센서를 통해 감지해 가장 이상적인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전자엔진제어장치(ECU)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 엔진이 갖고 있는 이같은 기능이 날씨나 주위환경에 따른 최적의 주행조건을 스스로 찾아나가기 때문에 운전자는 굳이 번거롭게 시동을 미리 걸어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양대 조진수(41·기계공학과) 교수는 『자동차도 사람의 몸과 같아서 각 부위를 골고루 데워줘야 하는데 엔진만 예열시킨채 주행하는 것은 마치 팔다리는 얼어있는데 심장만 뜨거워진 상태에서 바로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또 『일단 시동이 걸리면 엔진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2∼3분가량 차를 서서히 주행시키면서 각 부분을 전체적으로 예열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특히 주차상태에서의 엔진예열은 주행중보다 기름소비량이나 매연배출량이 훨씬 많고 엔진 자체도 무부하운전(공회전)으로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 판촉정비팀의 이재복 대리는 『주차중 엔진을 예열하는 것은 80년대 중반까지 국산차가 적용해온, 기화기를 사용한 엔진에 해당되는 방식』이라며 『이때의 운전습관이 엔진작동방식이 바뀐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에어컨이나 히터도 주차중에 켜놓는 것은 에너지절약차원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주행중에는 에어컨이나 히터가 소모하는 출력이 전체 엔진출력의 5%이내로 별 부담을 주지 않지만 주차중에 켜게 되면 안써도 될 에너지를 쓰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배기량 2,000㏄엔진의 경우 자동차가 굴러가는 상태에서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면 거의 추가부담이 없지만 주차상태에서 시동을 건후 15∼20분정도 에어컨을 켜면 1∼1.5ℓ의 휘발유가 소모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교수는 『자동차는 항상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기능을 작동시키는 것이 연료의 효율성이나 차의 수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서행하면서 각 부분을 워밍업시켜주는 것이 자동차생활의 지혜』라고 조언했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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